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소액 사기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비슷한 방식으로 추가 사기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이나 법원 등에서 혐의자의 인신을 구속하고 추가 피해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2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약 24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유럽 여행 관련 카페에서 스위스 기념 마그넷을 대리 구매해 줄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작성자인 B 씨와 연락해 계좌로 5만 원가량을 보냈다. 그러나 송금을 받은 이후 B 씨는 바로 잠적했다.
C 씨는 올해 2월 ‘파충류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에서 도마뱀 사육장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보고 연락했다는 B 씨는 C 씨에게 자신 명의로 5만 원을 보내달라고 하고, 화물 예약 때문에 3만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그 사이 B 씨는 “결제 대금이 들어올 예정인데 월세가 급하다”며 6만 원을 보내달라고도 했다. 이에 C 씨는 3만 원에 더해 6만 원을 추가로 입금했다.
이후 B 씨는 제3자 이름으로 2만 원을 입금했다고 주장하면서 “포장지(뽁뽁이)를 사야 한다”며 자신이 보낸 2만 원을 돌려달라고 했다. C 씨의 통장에는 B 씨가 주장하는 제3자 이름의 입금 내역이 없었으나 B 씨에게 포장지값인 2만 원을 보냈다.
그 다음에도 B 씨는 화물 발송 비용 4만 원을 추가로 이체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때 C 씨는 사기로 의심돼 전체 금액 환불을 요청했다. C 씨는 B 씨에게 당일까지 운송장 번호 등 발송 증빙을 보내지 않으면 환불해달라고 했으나 이후 B 씨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결국 C 씨는 총 16만 원의 피해를 봤다.
B 씨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계사 준비생인 D 씨는 회계·세무 자격증 준비 카페를 통해 시험 교재 등을 구매하고자 중고거래 글 작성자에게 10만 원을 보냈다. 그러나 입금을 받은 작성자는 연락이 끊겼다. 해당 글의 작성자 역시 B 씨였다.
문제는 B 씨가 현재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나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고, 연달아 이같은 소액 사기를 저지르고 다닌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는 피해자만 10명이 넘는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 금액을 돌려달라며 배상명령 신청도 했다. 그러나 B 씨가 재판 관련 송달을 받지 않으면서 재판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험생 등 젊은 나이의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것 등을 중심으로 연달아 소액 사기를 범하고 있어 피해자들은 “지금도 다른 사기를 치고 있을 것 같다. 소액이어서 수사기관에서도 큰 관심이 없는 느낌”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속 영장 등을 통해 B 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추가 피해를 막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대표변호사는 “구속 영장 발부 등을 통해 신변을 확보해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소액이더라도 피해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도 소액이라는 이유로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을 알고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것 같다”면서 “피해 금액은 작더라도 피해자 수와 수법 등을 고려해 징역형이 선고된 사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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