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맞아 후지산 주제 국제 교류전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1일 1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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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에서 12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는 특별전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에서 이달 28일까지 전시 중인 호쿠사이의 대표작 ‘후가쿠 36경’ 중 ‘이사와의 여명’. 2주마다 작품이 교체 전시된다. 청주박물관 제공
일본 에도시대 풍속 등을 주제로 유행한 목판화를 일컫는 ‘우키요에(浮世繪)’의 대가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와 우타가와 히로시게(1797~1858)의 걸작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충북 청주시에서 열리고 있다.

바로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에서 4일 개막한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山梨)’ 특별전이다. 12월 28일까지 열리는 이 특별전은 청주박물관과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함께 마련한 국제 교류전이다. 청주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은 2027년 야마나시현립박물관에 전시된다.

청주박물관 측은 “일본 중요 문화재 13점과 야마나시현 지정문화재 6점 등 국보급 문화유산 100여 점이 대거 공개된다”라며 “족자와 목판화처럼 보존상 제약이 큰 유물은 안전을 위해 교체 전시돼 시기별로 다양한 전시품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후지산에 오르는 첫걸음:자연이 깃든 야마나시’. 일본 중요 문화재 조몬토기 13점과 토우 등 30여 점이 후지산 현지 촬영 영상을 배경으로 전시됐다. 2부 ‘에워싼 산의 중턱:야마나시, 불교와 무사의 시대’에서는 야마나시현 최고(最古)의 금동보살상과 경전을 담은 통(經筒) 등 불교 문화유산과 다케다 가문의 갑옷, 고슈 금화 등을 선보이고 있다. ‘가이의 호랑이’로 불린 무장 다케다 신겐 초상화가 눈길을 끈다. 또 후지산을 배경으로 신앙과 권력, 전통이 교차한 역사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3부는 에도시대 대중 예술 속 후지산을 조명한 ‘오르다:대중문화 부흥과 우키요에’이다. 다양한 풍경화, 산수화가 전시된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후지산은 해발 3776m로 맑은 날이면 100㎞ 이상 떨어진 도쿄 도심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눈 덮인 산마루가 구름 위로 우뚝 솟아 옛날부터 일본 예술의 원천이자 신앙의 대상이었다.

호쿠사이(9월 4일~11월 2일)와 히로시게(11월 4일~12월 28일)의 작품이 2주마다 전시되는데, 28일까지는 호쿠사이의 명작 ‘후가쿠(후지) 36경’ 중 △이사와의 여명 △고슈의 거센 물결과 어부 △목재 사이로 보이는 후지산 △미노부 강에서 바라본 후지산의 뒷모습 등 4점이 전시된다.

일본 미술의 상징적 걸작으로 일본에서도 20년 동안 3주만 공개됐던 호쿠사이의 대표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앞서 14일까지 공개됐다. 미처 못 본 이들을 위해 전시 말미인 12월 26~28일에 다시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19세기 빈센트 반 고흐와 클로드 드뷔시 등 인상주의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서양 미술에 열풍을 일으켰다.

이 밖에 ‘야마나시와 함께: 협력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특별 코너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1913년 조선을 찾아 한국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아사카와 형제를 통해 한일 문화 교류의 의미를 돌아본다. 아사카와 형제의 열정은 2008년부터 양 기관의 학술 교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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