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1년간 5만8000건의 허위 신고를 한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경찰은 반복된 거짓 신고로 경찰력이 낭비됐다며 형사처벌과 함께 손해배상도 검토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형을 죽이겠다”, “냉장고를 훔쳐갔다” 등 엉뚱한 신고를 1년 넘게 반복한 50대 남성이 결국 경찰에 구속됐다. 그의 잦은 허위 신고로 경찰력이 수차례 낭비되면서 형사처벌뿐 아니라 손해배상까지 검토되고 있다.
■ 1년간 5만8307건 허위 신고, 어떻게 가능했나
서울 성북경찰서는 23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년 동안 112에 총 5만8307건의 허위 신고를 했다.
그는 “형을 죽이겠다”, “감금당했다”, “냉장고를 훔쳐갔다”는 식의 거짓 내용을 반복적으로 접수했다. 일부는 ‘코드2’ 이상 긴급 상황으로 분류돼 경찰이 실제로 출동하기도 했다.
■ 51차례 헛걸음… 나흘 새 1882건 폭주 신고
112 신고는 긴급성을 기준으로 코드0부터 코드4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A씨의 허위 신고 중 일부는 코드2 이상으로 분류돼 경찰이 그의 주거지에 51차례 출동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처분에 불만을 품고 나흘 동안 1882차례 거짓 신고를 퍼부었다. 그는 그동안 허위 신고로만 7차례 통고처분을 받았지만 습관적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 경찰 “국민 안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검거했으며, 반복적인 허위 신고가 사회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112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긴급 전화”라며 “허위 신고는 실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치명적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경찰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불필요한 출동에 투입된 비용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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