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패설하고 외모 품평…제주 교사 40% “젠더폭력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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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82.4%가 학생…수업 중에도 발생
전교조 제주지부 “성고충심의위 개선해야”

제주지역 교사 다수가 수업시간 등 교내에서 학생으로부터 젠더폭력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2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 학교 내 젠더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제주지역 교사 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 2023~2025년 3년간 ‘젠더폭력을 경험’한 교사는 40.2%(51명)로 집계됐다.

특히 학생에 의한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이 가해자인 경우는 42명으로 82.4%에 달했다. 동료 교사 10명(19.6%), 교직원 4명(7.8%), 관리직 4명(7.8%), 보호자 1명(2%), 지역주민 1명(2%) 순으로 조사됐다.

젠더폭력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평가(56.9%)’,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45.1%)’, ‘특정 성별 비파 및 혐오 발언(37.3%)’, ‘특정 신체를 뚫어지게 봄(23.5%)’, ‘성적 이미지·사진 등을 게시 및 전송(13.7%)’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이러한 행태는 정규 수업 시간(62.7%), 쉬는 시간 및 점심 시간(56.9%) 등 학교에서의 일상활동 중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교사를 연령별로 보면 절반 이상이 30대(26명, 51%)였으며, 이어 40대 11명(21.6%), 20대 8명(15.7%), 50대 5명(9.8%), 60대 1명(1.9%) 순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 교사가 28명(5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등학교 16명(31%), 초등학교 7명(14%) 순이었다.

피해 교사들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일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주변으로부터의 2차 피해가 더 힘들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학생은 원래 그렇다’, ‘젊은 여교사라는 점이 원인일 수 있다’는 학부모 및 학교 내 분위기를 느낀 적이 있다”고 밝혀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현실을 꼬집었다.

실제 피해 교사 중 62.7%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문제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71.9%)’였다.

이에 대해 전교조 제주지부는 “학교는 성평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이지 젠더폭력이 재생산되는 모순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예방 대책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관리자 및 학생 대상 성인지 교육 강화 △상급 성고충심의위원회와 직접 연계되는 독립적인 신고 및 상담, 지원 체계 마련 △24시간 즉시 대응 가능한 안심 신고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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