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 광안대교에서 전국 각지의 자전거 애호가 3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세븐브릿지 투어’가 열리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에서 음악과 영화, 공연 등 문화예술과 스포츠, 음식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융복합 가을 축제가 열린다.
부산시는 24일 “다음 달 3일까지 ‘가을의 바람’을 주제로 26개 행사를 묶은 ‘페스티벌 시월’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예술·공연·축제·전시·국제회의 등 흩어져 열리던 가을 행사를 같은 기간 집중 배치해 관광객이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지난해 17개 행사로 시작한 페스티벌은 올해 26개 행사로 확대됐다. 시 관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융복합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를 참고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SXSW는 음악·영화·기술 전시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세계적 행사로,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 관광객 체류 기간을 늘린 성공 사례로 꼽힌다.
페스티벌 시월 첫 행사인 ‘세븐브릿지 투어’는 21일 열렸다.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 을숙도대교 등 도심 해상 교량 7곳을 연결해 달리는 세계 최초 자전거 대회다. 전국에서 모인 3000여 명의 라이더가 바다 위 교량을 질주하며 부산의 해안 경관을 즐겼다. 같은 날 북항 친수공원에서는 드론라이트쇼와 재즈 공연이 결합된 ‘북항 월드드론페스티벌 & 부산재즈페스타’가 열려 관람객 1만여 명이 몰렸다. 시 관계자는 “드론쇼는 가족 단위 관람객 비중이 높아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먹거리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26∼28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음식박람회(BIFE)는 ‘딜리셔스 부산’을 주제로 밀면·어묵·돼지국밥 등 부산 대표 음식을 소개한다. 미쉐린 가이드 셰프들이 참여하는 팝업존, 주부산 베트남 총영사관 개관을 기념한 베트남 특별관, 유명 셰프 윤남노·박은영이 제철 식재료로 요리를 선보이는 ‘흑백요리사 쿠킹쇼’ 등이 마련됐다. 올해는 부산의 유명 빵집과 카페, 신생 푸드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관광객이 현장에서 직접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체험존을 확대했다.
국내 최장수 록 음악 축제인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은 26일 삼락생태공원에서 개막한다. 올해는 미국 밴드 스매싱 펌킨스를 비롯해 국내외 20여 팀이 출연한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공연 외에도 환경 캠페인 부스, 중고 음반 플리마켓, 푸드트럭존이 마련돼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릴 예정이다. 서울 직장인 서현수 씨(44)는 “해마다 부산에 내려와 2박 3일 일정으로 공연을 본다. 출연진이 갈수록 다양해져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교류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28일까지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유라시아플랫폼 등에서 열리는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에는 15개국 600여 명의 예술인이 참여해 연극·무용·음악 등 100여 편의 공연을 선보인다.
부산시는 지난해 페스티벌 시월 기간(10월 1∼8일)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4만625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8만2802명)보다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 평균 증가율(53%)보다 24%포인트 높았다. 시는 올해 긴 추석 연휴와 부산국제영화제 일정 조정에 맞춰 개최 시기를 앞당기고, 행사 간 동선과 교통편을 연계해 관광 편의를 강화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도시 전체를 무대로 활용하는 축제가 부산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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