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8.20. [서울=뉴시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29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 전 실장은 호주대사 의혹 피의자로는 처음 특검 조사를 받는다.
조 전 실장은 이날 오전 9시52분께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사무실에 변호인과 함께 도착했다.
그는 ‘피의자를 대사에 임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은 없었나’ ‘대사 임명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안 했나’라고 묻는 취재진에게 “조사 잘 받겠다”라고 답했다. 호주대사 임명 관련 첫 조사에서 어떤 부분을 소명할지 묻는 질문에는 “조사 전에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는지’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지명 사실은 어떻게 알았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범인도피죄는 범인을 숨겨주거나 도피하도록 도운 자를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에 내정된 시기로 알려진 2023년 12월 당시 국가안보실장을 지냈던 조 전 실장을 대상으로 대통령실 등이 대사 내정에 관여한 과정 등을 물을 예정이다.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내정된 후 임명·출국·귀국·사임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2023년 12월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외교부에 전화해 호주대사 임명 절차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외교부는 이 전 장관에게 대사 내정 사실을 알리고 인사 검증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해 3월 4일 이 전 장관은 호주대사에 전격 임명됐다. 당시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상태였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외교부는 임명에 따른 외교관 여권을 발급했다.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이의 신청을 했고 법무부는 3월 8일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이 전 장관은 3월 10일 호주로 출국했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11일 만에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명분으로 귀국했고 대사에 임명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3월 29일 사임했다.
한편 조 전 실장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망사건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목격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7월 29일, 지난달 8일, 13일, 20일 총 4차례에 걸쳐 조 전 실장을 순직해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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