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09.22.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선거 조직을 지원하고 금품을 제공하는 댓가로 통일교의 각종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총재가 구속 후 두번째 특검 조사에 출석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9일 오전 10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23일 구속된 후 두번째 특검 출석이다. 한 총재가 탄 호송차는 이날 오전 9시51분 특검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한 총재는 구속영장 발부 다음날인 24일에는 특검에 나와 조사를 받았지만, 26일 조사에는 건강 문제로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한 총재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총재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하나’는 질의에 “지금은 알려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약이 여러 종류 있어서 6~7개를 선택해야 하는데 매번 교도관이 바뀐다”며 “보조자를 붙여 달라고 해도 윤석열 사건 이후로 평등해야 한다며 못 붙여준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검은 한 총재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통일교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총재의 허락을 받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물품을 전달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한 총재가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김 여사에게 총 8300만원 상당에 이르는 고가 선물을 건네면서 교단의 현안을 청탁했으며(청탁금지법 위반), 선물을 마련하는 데 교단 자금을 활용했다고(업무상 횡령) 의심하고 있다.
한 총재는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과 함께 2022년 10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본부장에게 전한 본인들의 미국 원정 도박 수사 소식을 들은 후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특검은 한 총재를 상대로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교인들이 대거 동원됐다는 의혹 등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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