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9시30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우체국, 민족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발생한 국정자원 화재로 일부 우편서비스가 마비돼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이 마비된 지 나흘 째이자 처음 맞는 평일에 우체국 직원들은 일부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안내를 곳곳에 붙이고 있었다.
우체국 창구에서는 신선식품 소포, 미국행 EMS(비서류), 착불소포, 안심소포, 수입인지·알뜰폰 등 수탁상품 접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명절을 맞아 가족들에게 선물할 한우 5상자를 운반수레에 싣고 우체국을 찾았던 박모(52)씨는 허탕을 치고 발길을 돌렸다. 고기, 생선, 과일 등 신선식품(냉장·냉동식품) 소포 접수가 안 되기 때문이다.
박씨는 “신선식품은 배송이 안 된다고 해서 다시 차에 싣고 다른 택배사를 찾아가보려고 한다. 만약 다른 택배사도 안 되면 직접 가족들을 찾아가 전해야 할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또 “기분 좋게 가족들 선물을 준비했다가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지난주에 문의했을 땐 가능했는데, 주말 사이 이런 일이 생길 줄 어떻게 알았겠나”라고 황당해했다.
주차장에서 만난 한 집배원은 업무 시간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원래는 바코드를 찍으면 PDA에 몇시몇분 도착, 주소 등 정보가 자동으로 나오는데 지금 그게 안 돼서 일일이 수기로 주소, 이름을 써야 한다. 원래는 서명만 받으면 되는 걸 안 그래도 바쁜 시기에 일일이 하려니까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소포를 보내려고 우체국을 방문한 김모(27)씨는 소포상자가 현금결제만 가능하다는 안내에 발을 동동거리고 있었다.
김씨는 “시간이 없는 데다 현금을 인출할 수 없는 상황인데 카드가 안 된다고 해서 곤란하다. 동생이 돈을 가지고 온다고 해서 기다려야 한다. 보통 모바일접수를 이용하는데 그것도 안 돼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전산망 마비 사태를 설명하는 우체국 관계자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현재 기본적인 업무만 가능하고, 고기·과일 같은 신선식품 배송 접수가 안 된다. 전산 마비로 물건이 언제 배송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며 “전산망 마비로 다른 배송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물량이 많은 명절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서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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