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간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9명으로 조사됐다. 200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2009년 인구 10만 명당 3.2명으로 증가한 뒤 감소세를 보이며 2014년 1.9명까지 줄었지만 2018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2~14세 자살률 증가 추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2000년에만 해도 인구 10만 명당 1.1명이던 수치는 2019년 2.8명으로 늘었고, 최근 들어 상승 폭이 커지면서 2023년에는 5.0명으로 뛰었다. 15~18세 자살률은 2017년 이후 매년 치솟고 있다. 당시 인구 10만 명당 6.5명이던 자살률이 2023년 11.4명까지 높아진 상태다.
이런 흐름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소년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평소 스트레스를 얼마나 느끼는지 물어본 결과 ‘대단히 많이’ 혹은 ‘많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2.3%로 조사됐다. 중고교생 10명 중 4명은 일상생활에서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평소 불안장애를 경험하고 중고교생의 비율도 2020년 11.2%에서 지난해 14.1%로 뛰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 생활의 만족도 역시 감소하고 있다. 만 9~18세를 대상으로 ‘현재 학교 생활이 만족스럽다’는 질문에 대한 4점 척도(전혀 그렇지 않다~매우 그렇다) 응답을 받아본 결과 2014년 평균 3.1점이던 만족도가 2023년에는 2.84점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불만족스러운 학교 생활, 스트레스, 불안감 등은 삶의 만족도 저하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2023년 우리나라 만 9~18세를 대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6.91점(1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2017년 6.99점에서 소폭 감소한 수치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삶의 만족도 저하는 더 눈에 띈다. 2022년 만 15세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국제비교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 중 삶의 만족도가 6점 이상인 비율은 65%였다. OECD 비교 대상 34개 국가 중 해당 비율이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폴란드(64%), 칠레(62%), 영국(62%), 튀르키예(4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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