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주시 애월읍 해안가에서 발견된 차 봉지 위장 마약. 제주 해안가에서는 9월 29일 이후 총 8건, 27kg 상당의 케타민이 나왔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6주 사이 제주 해안에서 ‘차(茶)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8차례나 발견되면서 해경이 전면 수색에 나섰다.
10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구좌읍(1kg)과 애월읍(1kg)에서 차 포장지에 싸인 흰색 가루가 발견돼 해경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9월 29일엔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케타민 20kg이 들어 있는 차(茶) 봉지 20개가 발견됐고, 지난달 24일 제주시 애월읍(1kg), 31일 조천읍(1kg), 이달 1일 제주항 인근(1kg), 7일 용담 포구 인근(1kg) 등에서 차 봉지로 위장한 케타민이 나왔다.
제주에서 발견된 이 ‘차 봉지형 케타민’은 지난달 15일 경북 포항 해안에서도 발견됐고, 2022년에는 태국에서도 같은 포장 형태의 케타민이 수거된 바 있다.
접근이 쉬운 해안가에서 마약이 잇따라 떠밀려오자 해경은 11일 오후 1시부터 일몰까지 제주 해안을 전면 수색하기로 했다. 해경과 제주경찰청, 자치경찰단, 해병대 9여단, 제주도, 세관 등이 참여해 한경~귀덕, 곽지~용두암, 제주항~구좌읍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을 벌일 예정이다.
해경은 국제 마약 밀반입 조직이 해상 운송 중 마약을 유실했거나, 남쪽 해역에서 떨어진 마약이 해류를 타고 국내 해안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상 해상 밀반입 마약은 해수 침투를 막기 위해 여러 겹으로 밀봉하지만, 이번 포장은 비교적 허술해 운송 중 유실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해경 관계자는 “마약이 발견된 지점들을 보면 누군가 불법 거래를 위해 고의로 숨겼을 가능성은 작다”며 “태국에서 같은 포장 형태의 케타민이 발견된 만큼, 관련 국가와의 공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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