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포함 조직원 22명·투약자 26명…밀반입책 등 18명은 구속
동남아 아닌 영국·프랑스서 밀반입…수도권 유흥업소 등에 유통
마약류 유통 흐름도. 강원경찰청 제공
영국과 프랑스 현지 조직원으로부터 건네받은 마약류를 여행가방·신체 등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강원경찰청은 해외에서 45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뒤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일당 등 48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검거해 이 중 밀반입책 등 18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4회에 걸쳐 영국과 프랑스에서 여행가방 및 신체 등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케타민·엑스터시 등 45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로 밀반입한 마약은 수도권 유흥업소 등에 유통했다.
경찰은 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40억 원 상당의 케타민 8.8㎏과 필로폰 약 100g, 엑스터시 약 500정, 합성대마 330ml 등을 압수했다. 해당 마약류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신종 마약류로 지정한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일명 케타민 원석)’도 포함돼 있었다.
조사 결과 온라인 유통 총책의 지시를 받은 20대 초반 남성 등 밀반입책 4명(네덜란드 국적 남녀 포함)은 기존 국내 밀반입 마약류의 90%를 차지하던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가 아닌 영국과 프랑스 현지 조직원으로부터 마약류를 건네받아 국내로 밀반입했다.
케타민 6kg 압수물. 강원경찰청 제공
특히 네덜란드 국적 남녀 외국인 2명은 공항과 세관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2.4㎏에 달하는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인분 모양으로 포장한 뒤 항문에 은닉해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조직은 밀반입책 및 국내 총책, 운반책, 판매책 등으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밀반입한 마약류를 서울·경기지역 원룸과 야산 등에 던지기 수법으로 은닉해 놓으면, 국내 운반책 등이 이를 수거해 소분 및 재포장해 각 지역 야산 또는 주택가 단자함 등에 옮기는 수법을 썼다.
판매책들이 해당 장소의 사진을 촬영해 투약자들에게 알려주는 등 비대면으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온라인상에서 위장거래 등을 통해 밀반입 정보와 점조직 형태의 공범들을 파악한 뒤 밀반입책들을 검거했다. 약 1년에 걸친 끈질긴 추적 수사 끝에 마약류 유통 일당 22명과 투약자 26명 등 총 48명을 붙잡았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해외 마약류 밀반입 루트가 기존 동남아에서 유럽 쪽으로 확산 추세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점차 대한민국을 마약류 유통 거점화로 삼고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공항 및 세관과의 더욱 긴밀한 공조수사 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 공급·유통망 수사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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