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덤블링 9세 여아 하반신 마비…“아픈데 관장이 훈련 계속 시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3일 09시 40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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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의 한 합기도 체육관에서 수업 도중 9세 초등학생을 하반신 마비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관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12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체육관 관장 50대 A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20일 괴산군 괴산읍에 있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수강생 B 양(9)을 운동 중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백핸드 스프링(백덤블링) 훈련을 하던 B 양의 등에 손을 댄 뒤 밀어 올렸는데, B 양은 한 바퀴 회전한 뒤 머리와 등을 바닥에 부딪쳤다.

B 양이 신체 이상을 호소했지만 A 씨는 훈련을 다 끝낸 뒤 귀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B 양은 스스로 신발을 신지 못할 정도로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B 양은 척수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 ASIA-A레벨 판정을 받았다. ASIA-A는 완치가 희박한 완전 마비 상태다.

A 씨는 “책임 유무는 법원 판결이 나와야 정확한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원인으로 제기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의 장면과 B 양 부상과의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몸풀기하는 과정이었고 기본 매트가 깔려 있었기 때문에 더 두꺼운 매트를 설치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B 양의 부상 정도가 그렇게 심각한지 몰랐다”고 했다. 그는 B 양이 기저질환에 의해 하반신이 마비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친 아이의 부모가 12일 괴산군청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다친 아이의 부모가 12일 괴산군청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B 양의 부모는 철저한 진상 규명에 더불어 어린이 체육시설 안전관리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B 양의 어머니는 이날 괴산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가 부상 직후 이송됐더라면 하반신 마비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을 것”이라며 “두꺼운 매트를 따로 설치하는 등 안전에 신경을 썼다면 사고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이 오로지 체육관장의 자체 판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비슷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 체육시설 안전관리와 지도 자격 등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신 마비#체육관#업무상 과실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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