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교시 국어영역이 끝난 뒤 시험을 포기하고 나왔다는 인증 사진이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잇따라 게재됐다. 건강이 악화한 안타까운 경우도, 혹은 게임과 집회 등으로 포기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13일 오전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수능 포기하고 나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수험생은 “오늘 시위있다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며 “윤어게인”이라고 남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수험생이 집회로 인해 시험 도중 나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게임 때문에 나왔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이들은 이를 인증하기 위해 ‘2026학년도 수능 시험 포기 확인증’도 올렸다. 수능을 중도에 포기하고 나가려면 시험 포기 확인증을 작성한 뒤 서명해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치고 나면 수능 시작 전에 제출했던 휴대전화 등을 돌려받은 후 퇴실이 가능하다.
수능 포기 인증사진. 디시인사이드
건강으로 인해 중도포기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한 수험생은 “공대생인데 서울대 목표로 6개월 정도 공부하고 전역하자마자 수능을 보러 갔는데 몸이 너무 아프더라”며 “독감 검사했는데 양성이 떴다. 좀 아쉽긴 하다”고 했다. 올해 독감 유행 시기가 평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지며 수험생들은 그 어느때보다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바 있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시험장에서는 수험생이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이 끝난 이후 쉬는 시간에 과호흡 증상을 보인 뒤 실신했다. 이 수험생은 응급조치를 받은 뒤 부모와 함께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청주와 전북 전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이날 청주시 흥덕구의 한 시험장에서 수능을 보던 수험생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했다. 결국 이 수험생은 3교시 영어영역까지 시험을 봤으나 몸이 좋지 않아 시험을 중도 포기하고 부모와 함께 귀가 조처됐다. 전주에서도 한 수험생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불안 증세를 호소해 수능 시험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갑자기 공황(장애)이 와서 나왔다”고 직접 인증한 수험생도 있다. 그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2026학년도 수능 컴퓨터용 사인펜’ 등을 올리며 수능을 포기한 사실을 알렸다. 재수생이라고 밝힌 이는 “국어를 풀다가 긴장했는지 가슴이 너무 떨리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며 “남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아서 포기하고 나왔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공부한 시간과 돈이 아깝거나 정시에 실패한 것보다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너무 힘들다”며 “집에도 가지 못한 채 계속 돌아다니기만 하고 있다”고 남겼다. 이 게시글에는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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