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봉지’ 마약 이틀새 3건, 제주 우도섬 ‘들썩’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3일 15시 25분


“발견땐 포상금” 소문에 주민들 해안가 수색

9월 29일부터 11월 12일까지 제주에서 발견된 ‘차(茶) 봉지’ 마약류 추정 물체 현황.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9월 29일부터 11월 12일까지 제주에서 발견된 ‘차(茶) 봉지’ 마약류 추정 물체 현황.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에서 차(茶) 봉지에 담긴 마약이 잇따라 발견되는 가운데, 부속섬 우도에서만 이틀 새 3건이 연달아 나오며 작은 섬이 술렁이고 있다.

13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일대에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차 봉지 형태의 마약 추정 물체 3건(각 1kg)이 발견됐다. 패키지는 9월 말부터 제주 본섬에서 나온 것과 동일한 형태로, 해경은 내용물이 마약류 케타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 봉지 마약은 지난달 말부터 제주에서만 모두 9건이 발견됐다. 이후 추가 발견 지점이 우도로 확장되면서 총 12건 중 우도에서만 3건이 나온 셈이다. 제주 외 지역에서는 경북 포항 해안에서 3건, 일본 대마도에서 2건이 각각 신고됐다.

12일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해안가에서 수거된 차 봉지 형태의 마약류 추정 물체.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12일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해안가에서 수거된 차 봉지 형태의 마약류 추정 물체.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연이어 마약이 떠밀려 오면서 인구 1500명 규모의 우도에서는 불안과 호기심이 뒤섞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마약 발견 시 포상금이 지급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 일부가 해안가를 수색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도 주민 고모 씨(64)는 “포상금이 몇백만 원이라는 말이 퍼지면서 동네 사람들 사이에 ‘산책 겸 찾아본다’는 이야기가 돈다”며 “60년 넘게 우도에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경은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포상금 지급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초 발견자(서귀포시 성산읍, 20kg)에 대한 포상금 지급 논의를 하려 했으나, 이후 마약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관련 위원회를 열지 못한 상태다.

해경 관계자는 “발견 건수가 계속 늘어 위원회 일정이 미뤄졌다”며 “포상금 예산이 한정돼 있어 발견량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수거된 마약류의 성분·출처 분석을 이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으며, 생산지 규명까지 약 두 달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는 17일 군·경찰·지자체가 함께 대규모 해안 수색을 다시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차 봉지#마약#케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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