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금관 특별전’ 연일 흥행…“본향인 경주에 계속 두자” 청원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7일 11시 41분


국립경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국립경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진행 중인 신라 금관 특별전이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열기와 함께 지역에서는 신라 금관 6점 모두를 출토지인 경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국립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신라 금관 6점을 한데 모아 전시하는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은 APEC 정상회의와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지난달 28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 등에게 먼저 공개됐고, 이달 2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받고 있다.

특별전은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질 만큼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초반에는 관람객들이 오전 4시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하루 관람 인원을 2550명으로 제한했는데 현재까지 3만여 명이 특별전을 찾았다”고 말했다.

특별전이 이처럼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국내에서 발굴된 신라 금관 6점을 한자리에서 전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신라 금관은 신라 시대 왕이 착용한 왕관으로, 금세공 기술이 뛰어났던 신라의 예술과 기술력을 집약한 상징적 유물이다. 1921년 노서동 금관총에서 발굴된 금관부터 1973년 천마총에서 나온 금관까지 6점 모두 신라 수도였던 경주에서 출토됐다.

하지만 발굴 당시 주체가 달랐고 유물의 안전·보존 측면 등을 이유로 현재 신라 금관은 모두 분산 소장돼 있다. 금령총과 황남대총 금관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금관총·천마총·교동 고분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서봉총 금관은 금속공예 특성화 박물관인 국립청주박물관에 각각 전시돼 있다. 특별전 종료 후 신라 금관 3점은 다시 중앙박물관과 청주박물관으로 옮겨지기 때문에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APEC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받고 매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인 점도 관심을 더욱 끌었다. 경주박물관은 “더 많은 관람객이 금관을 볼 수 있도록 다음 달 14일까지였던 전시 기간을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라 금관과 관련해 경주에서는 금관 6점 모두를 경주에 상설 전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경주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신라금관 경주존치 범국민추진위원회(가칭)’가 이달 말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향후 서명운동과 대정부 청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주문화원 관계자는 “추진위는 경주문화원과 경주상공회의소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시민단체·학계·예술계·청년단체가 함께 범국민운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주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신라금관은 경주에 있어야 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시민 서명 참여를 이끌고 있다. 청원자는 “신라 금관 6점이 100여 년 만에 원래 있어야 할 곳인 경주에 모였다”며 “모두 경주에서 출토된 유물인 만큼 본향(本鄕)에서 상설 전시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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