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참매 vs ‘겨울 철새’ 말똥가리 먹이다툼…승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일 08시 27분


지난달 16일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말똥가리(왼쪽)가 참매를 위협하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 울산시 제공) /뉴스1
지난달 16일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말똥가리(왼쪽)가 참매를 위협하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 울산시 제공) /뉴스1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참매와 겨울철 농경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똥가리의 먹이다툼이 울산에서 관찰됐다.

2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민생물학자인 윤기득 사진작가는 지난달 16일 오전 11시경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참매와 말똥가리의 먹이다툼을 포착했다.

윤 작가는 “당시 참매가 사냥한 먹이(흰뺨검둥오리 추정) 일부를 먹기 시작하던 가운데 말똥가리가 날아와 먹이를 차지하려 두 맹금류 간 다툼이 짧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6일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말똥가리(왼쪽)가 참매를 위협하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 울산시 제공) /뉴스1
지난달 16일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말똥가리(왼쪽)가 참매를 위협하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 울산시 제공) /뉴스1
윤 작가에 따르면 말똥가리가 먹이를 차지해 먹는 동안 참매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인근에서 대기했으며 말똥가리가 현장을 떠난 후 참매가 남은 먹이를 다시 먹고 난 뒤 자리를 떠났다.

조류 전문가인 조삼래 공주대 명예교수는 “말똥가리는 들쥐 등 소형 포유류를 먹이로 하며 오리류를 직접 사냥하기 어렵다”라며 “이번 사례는 참매가 일정 부분 먹이를 먹고 난 뒤 다툼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참매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린 것은 먹이에 대한 미련이 남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라고 덧붙였다.

새 관찰 모임 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는 “자연생태계에서 먹이를 둘러싼 경쟁과 쟁탈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라며 “보다 절실한 개체가 먹이를 차지하는 것은 야생의 본질적 생태 과정으로 이런 장면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울산 생태계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말똥가리(왼쪽)가 참매가 사냥한 먹이를 차지하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 울산시 제공) /뉴스1
지난달 16일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들녘에서 말똥가리(왼쪽)가 참매가 사냥한 먹이를 차지하고 있다.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 울산시 제공) /뉴스1
이번에 관찰된 참매와 말똥가리는 수리목 수리과다.

참매(Northern Goshawk)는 작은 조류와 포유류를 사냥하는 국내에서 드물게 번식하는 텃새이자 겨울철새다. 날카로운 흰눈썹선이 긴 것이 특징이고 청회색 몸빛을 가졌다.

말똥가리(Eastern Buzzard)는 겨울철 농경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맹금류로 쥐 등 작은 동물을 사냥한다.

이날 맹금류들이 포착된 관찰지는 여름철 호사도요, 메추라기도요, 붉은갯도요와 겨울철 흑두루미, 큰기러기, 고니 등 사계절 다양한 철새들이 찾는 생태적 요충지로 알려진 곳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온양 동상리 들녘은 사계절 철새들이 찾아오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가치를 지닌 공간이다”라며 “이번 관찰은 울산 자연환경이 안정적이고 풍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민생물학자, 새통신원 등과 협업해 관찰 기록하고 이를 철새여행버스 등 탐조생태관광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매#말똥가리#먹이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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