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한 인플루언서가 치킨을 먹고 난 뒤 남은 닭뼈를 노숙인에게 기부하는 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다가 140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됐다.
2일 글로벌사우스월드와 더스트레이츠타임즈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인플루언서인 ‘탕 시에 룩’(23·남)은 지난해 8월 3일, 10대 친구 두 명과 함께 논란의 콘텐츠를 찍었다.
이들은 영상에서 “오늘은 선행을 베풀어 보겠습니다”라며 미션을 수행했다.
세 사람은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KFC 패스트푸드점에서 치킨을 먹은 뒤에 “뼈를 버리는 것은 낭비”라며 닭뼈를 밥과 혼합해 포장지에 넣었다.
이어 “이 뼈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하겠다”며 식당 밖에서 자고있던 노숙인에게 다가가 사실상 ‘음식물 쓰레기’에 가까운 봉지를 건넸다.
노숙인이 봉지를 열어보자 탕은 조롱하듯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노숙인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실제 먹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더우인에 업로드한 이 영상은 SNS에서 빠르게 퍼져나갔고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되자 탕은 “노숙자와 합의하에 연출한 것이다. 나중에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들은 말레이시아의 ‘통신 및 멀티미디어법 위반-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목적으로 극도로 모욕적인 영상을 고의로 제작 및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5만 링깃(약 1800만 원)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는 범죄다.
피해자는 검찰에 탕의 행동으로 인해 모욕감과 분노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 없이 재판에 출석한 탕은 자신의 후회와 사과를 이유로 선처해 줄것을 호소했다.
법원은 유죄로 인정해 지난달 29일 탕에게 4만 링깃(약 1400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또 만약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징역 4개월에 처한다고 명령했다. 탕은 선고 후 즉각 벌금을 납부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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