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빈곤율 38%… 2년 연속 악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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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이상은 2명중 1명꼴 빈곤층
“기초연금 확대-정년 연장 논의 필요”

감소세를 보이던 한국 노인 빈곤율이 2년 연속 악화됐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10명 중 4명꼴로 빈곤층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가처분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38.2%였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 수준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의 비율로 빈곤층의 규모를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수치다. 2023년 중위소득은 3757만 원으로 중위소득 절반인 빈곤선은 약 1879만 원이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연간 1879만 원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직까지는 빈곤선을 넘을 정도로 국민연금을 받는 인구가 적고 최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저임금, 비정규직이 많은 고령층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인 빈곤율은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2023년 가처분소득 기준 전체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14.9%였다. 노인 빈곤율은 2013년 46.3%에서 2021년 37.6%로 꾸준히 낮아지다, 2022년 38.1%로 소폭 증가한 뒤 2023년에도 0.1%포인트 늘어났다.

노인 빈곤율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76세 이상에서 51.5%로 조사됐다. 76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꼴로 빈곤층이라는 뜻이다. 66∼75세는 30.5%, 51∼65세는 12.8%, 41∼50세는 9.8%였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빈곤층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연금 등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76세 이상 대다수는 국민연금에 장기간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연금 수급액이 적거나 아예 없는 사람이 많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노인들을 위해서는 기초연금을 확대하고 정년 연장 등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낮은 부담, 낮은 급여 체계의 현행 국민연금을 개혁하지 않으면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노인 빈곤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빈곤율#통계청#상대적 빈곤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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