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명성황후’ 브로드웨이 문열고, 작년 ‘위대한 개츠비’ 토니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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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 美토니상 6관왕]
2010년대 한류 타고 ‘빨래’ 日-中 수출
영미권엔 공동 제작 형태 초기 진출
“韓, 다채로운 작품 만드는 저력 지녀”

뮤지컬 ‘명성황후’ 한 장면. 뉴시스
뮤지컬 ‘명성황후’ 한 장면. 뉴시스
K뮤지컬의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공연계는 1997년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가 뉴욕 링컨센터에 올랐을 때를 해외 진출 효시로 본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28년 뒤 K뮤지컬이 현지에서 매진 열풍을 일으키고, 급기야 토니상 작품상까지 거머쥐는 날이 오리라고 내다본 이는 드물었다.

당시 ‘명성황후’는 한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관람했고, 공연 기간도 짧아 현지 평단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뮤지컬이 산업화되기 시작한 기점인 ‘오페라의 유령’(2001년) 라이선스 초연 전에 한국 창작진의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 소개됐다는 의미가 크다.

K뮤지컬의 해외 진출은 아시아에서 먼저 일어났다. 2010년대 이후 한류 붐을 타고 국내 창작 뮤지컬들의 라이선스 수출이 활발히 이뤄졌다. 2012년 일본에 성공적으로 수출된 뒤 중국 무대까지 이어진 대학로 터줏대감 뮤지컬 ‘빨래’가 대표적이다.

뮤지컬의 본고장답게 진입 장벽이 높았던 영미권은 초기엔 ‘공동 제작’ 형태로 진출이 이뤄졌다. CJ ENM은 토니상 수상작인 2013년 ‘킹키부츠’와 2019년 ‘물랑루즈’ 등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은 “오랜 기간 해외 라이선스 작품을 들여오며 한국도 프로듀싱 역량이 커졌다”라며 “최근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다 보니 영미권도 한국 프로듀서라면 어느 정도 인정하고 들어갈 정도”라고 했다.

지난해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아시아인 최초로 브로드웨이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위대한 개츠비’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브로드웨이, 올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토니상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한정된 기간만 공연하는 한국과 달리, ‘오픈런(Open Run·상시 공연)’이 목표인 영미권에선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면서도 “대학로 중심으로 개성 있는 소규모 뮤지컬이 활발한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다채로운 작품을 만드는 저력을 지녔다”고 했다.

#명성황후#브로드웨이#위대한 개츠비#토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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