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김건희 특검, 삼부토건 등 압수수색
尹 우크라 재건사업 참여 논의 시기… “삼부 체크” 카톡, 주가조작 의혹 나와
주가 두달새 1000원대→5500원 급등… 조성옥 前회장 “尹-김건희 모른다” 주장
3일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가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압수물을 가지고 나오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이날 압수수색을 벌였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개시한 지 하루 만인 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첫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와 중구에 있는 옛 삼부토건 사무실, 주요 피의자 주거지 등 13곳에 수사 인력을 보내 컴퓨터에 저장된 각종 파일과 문건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삼부토건, 디와이디 등 회사 6곳과 관련 피의자 주거지 7곳 등 총 13곳을 압수수색했다. 김건희 특검법 제2조 1호는 주식회사 삼부토건 등에 대해 주가를 조작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사건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공식 출범 이후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선택한 것은 다른 수사 대상과 비교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삼부토건 사건은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 조사를 거쳐 올해 4월 서울남부지검에 이첩됐다. 지난달 특검팀이 검찰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으면서, 사실상 금감원 조사만 거친 셈이라 수사가 상대적으로 적게 된 편이다. 특검팀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라는 점도 우선순위에 고려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건을 (먼저) 시작한 건 국민적 관심사가 큰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던 중 불거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체크하고”라고 발언했는데, 이것이 주가조작 의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당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하던 때였다. 실제 삼부토건이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뒤 2023년 5월 1000원대였던 주가가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급등하면서 주가조작 의혹은 더욱 불거졌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주가조작 의혹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올해 4월 삼부토건 전현직 대표이사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당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부정거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발장을 받은 검찰도 “사건의 성격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신속하게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장기간 관련 조사를 진행해 온 금감원에 사건을 수사 지휘했다”며 사건을 금융당국에 다시 이첩했다.
● 특검, 김 여사 개입 여부 수사
특검팀이 이날 삼부토건 사건의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김 여사가 연루된 의혹 중 가장 먼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검찰에 고발될 당시 김 여사가 고발 대상에서 빠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 추가 조사된 게 있는지’ 묻는 질문에 “구체적 수사 내용이라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인적, 물적 수사 대상이 넓어질 거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부토건과 김 여사의 관계는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가 김 여사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녹취엔 “삼부(토건) 회장님하고는 되게 오랫동안 우리 가족같이 친하게 지냈고, 우리 다 그런 가족 사이고”라는 김 여사의 육성이 담겨 있다. 다만 해당 발언이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을 일컫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부토건은 2015년 법정관리 이후 조 전 회장에게 넘어갔는데,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건 그 전에 회사를 이끌었던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장은 혈연관계가 아니며, 특검의 수사는 조성옥 전 회장의 삼부토건이 대상이다.
조성옥 전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김건희, 윤석열, 이종호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인연도 없다”며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그는 “당시 주가가 올라가기에 팔아서 처분한 것뿐”이라고도 말했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조 전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조 전 회장의 휴대전화 등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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