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김건희-VIP 통해 집유”… 주가조작 공범에 돈받은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특검, 김건희 주변 ‘키맨’ 수사
李 오늘 피의자 신분 조사 통보… 자택 압수수색, 휴대전화 등 확보
‘집사’ 관련 ‘카카오’ 前CFO 조사… 통일교 前본부장은 출석 불응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19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21일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통보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또 다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범인 이모 씨에게 “김 여사나 VIP(윤 전 대통령)에게 얘기해 (이 씨가 받던 재판에서)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이 전 대표뿐만 아니라 해외 도피 중인 ‘김건희 집사’ 김예성 씨와 ‘샤넬백 청탁’ 의혹 당사자인 윤모 통일교 전직 간부 등 김 여사의 각종 혐의 입증을 위한 ‘징검다리 키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여사를 정조준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 특검, ‘도이치 주가조작’ 재판 청탁 정황 포착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에 있는 이 전 대표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1대를 확보했다. 이 전 대표에게는 21일 오전 10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범인 이모 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 원을 받고, 그가 받고 있던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 줬다는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는다. 비슷한 시기에 이 씨가 자신의 승용차 리스료를 연체하고도 차량을 반납하지 않아 횡령 혐의로 피소되자, 이 전 대표가 “내가 그쪽 경찰서장을 잘 안다”며 수사 무마를 약속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에 김 여사 계좌를 관리했고,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 작전 시기(2009년 12월∼2010년 10월)의 주가조작을 총괄 기획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최근 이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씨와 이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당시 이 씨와 이 전 대표 두 사람 모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있었다. 특검은 당시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가 “김 여사나 VIP에게 얘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 “내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도 연계가 돼 있다”며 이 씨에게 금품을 받아낸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이 19일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전 대표가 2022년 5월경 “(이 씨가) 집행유예를 받으려면 도움을 준 사람들한테서 그림을 구매해야 한다”며 돈을 받아낸 사실 등이 적시됐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21일 출석해 특검이 파악한 범행 장소와 시기가 자신의 동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재판 관련 청탁이 대통령실 등에 실제로 전달됐는지 밝혀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 통일교 2인자는 불출석… 카카오모빌리티 전 CFO 조사

20일 특검 조사를 앞두고 있던 윤 전 본부장은 “심리적 불안 증세와 신체적 이상 증세로 조사가 어렵다”며 이날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조계에선 윤 전 본부장이 각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만큼 조사에 거듭 불응하면 특검이 체포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2022년 6∼8월 6000만 원대 영국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출마를 돕기 위해 통일교 신자들을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 집사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전 최고재무관리자(CFO) 이모 씨를 19일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김 여사 측근인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업들로부터 184억 원의 ‘보험성 투자’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실제로 형사사건 무마 등을 위한 투자였는지, 청탁이 이뤄졌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주가조작#금품수수#카카오모빌리티#김 여사 집사 게이트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