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기다렸는데…‘1만명 소망 타임캡슐’ 허망하게 불태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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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8월 5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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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2005년 가좌녹지 조성 기념 매설
필름-유리로 마감하고 나프탈렌 넣어뒀는데
빗물 유입돼 오염…區 “온전히 전달 못해 사과”

인천 서구 주민 1만여 명의 소망을 담아 20년 전 묻은 타입 캡슐이 결국 소각됐다. 뉴스1
인천 서구 주민 1만여 명의 소망을 담아 20년 전 묻은 타입 캡슐이 결국 소각됐다. 뉴스1

20년 전 인천 서구 주민 1만여 명의 소망을 담아 땅에 묻은 타임캡슐이 결국 허망하게 사라졌다.

5일 인천 서구는 가좌이음숲공원에 묻혀있던 ‘나의 목표 타임캡슐’을 소각했다고 밝혔다.

20년 뒤 목표·약속 적은 편지 봉인

이 타임캡슐은 2005년 10월 가좌완충녹지 조성사업 준공 기념으로 매설했다. 구민 1만여 명의 소망과 다짐을 적은 편지와 함께 땅에 묻었다.

편지에는 ‘개인의 20년 뒤 목표’ ‘친구와의 우정 편지’ ‘가족과의 희망’ ‘연인과의 약속’ 등이 적혀 있었다.

캡슐은 올해 9월 예정된 ‘구민의 날’ 행사 때 개봉해 구민에게 공개할 예정이었다.

빗물 유입, 나프탈렌 변질돼

서구는 타임캡슐을 묻을 당시 콘크리트 상자 안에 수축필름으로 봉인된 편지 캡슐을 넣고 강화유리로 마감 처리했다. 캡슐 안에는 습기 방지 및 방충 효과를 위해 나프탈렌을 함께 넣어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빗물이 유입돼 나프탈렌이 변질하면서 캡슐이 손상됐다. 올해 5월 발굴 과정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

■ 유독물질 이동·가공 하면 위법

나프탈렌은 2022년부터 ‘유독물질’로 분류된다. 이에 구는 지정폐기물 처리 절차에 따라 오염된 캡슐을 1200℃ 고온에서 소각 처리했다.

유독물질이 포함된‘지정폐기물’은 폐기물처리를 위한 수집·운반 이외의 이동, 가공, 변형 등이 불가하다.

서구는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 불가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구민들의 진심을 담은 타임캡슐 속 물품을 온전히 전달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타임캡슐 소각#인천 서구 타임캡슐#나프탈렌 유독물질#20년 약속#구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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