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m라도” 강릉 가뭄에 주목받는 ‘인공강우’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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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3대로 작년 영동 지역 실험
1000km2 면적 하루 8.5mm 증우
당국 “장비확충땐 효과 높일 수있어”
강릉 이어 삼척도 비상급수 시행

국내 인공강우 기술이 강원 강릉시 정도 면적에 하루 최대 9mm 비를 늘려 내리게 할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불 예방 위주로 실험 운영 중인 탓에 가뭄에는 적극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기상 당국에서는 “항공기 등 실험 장비가 확충된다면 인공강우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기후 대응 기술 개발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인공강우 관련 예산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공강우 기술 개발에 정부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시간당 1mm씩 9시간 강우량 증가 가능”

3일 국립기상과학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5년간(2020∼2024년) 인공강우 실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다목적 기상항공기 1대와 9월에 추가로 임차한 전용기 2대로 강원 영동지역 일대 1000km2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하루 최대 8.5mm까지 증우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을 담당한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실험에서는 항공기를 1시간 띄우면 약 1mm 증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로 인공강우를 내릴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최대 9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인공강우 기술은 구름 속에 빙정핵 또는 응결핵 역할을 하는 구름씨를 뿌려 인공적으로 비나 눈의 양을 증가시키는 기상 조절 기술이다. 마른하늘이 아닌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구름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줘 비를 내리게 한다. 항공기 1대는 1시간씩 운항할 수 있어서 여러 대를 연쇄적으로 띄워야 장시간 인공강우를 내릴 수 있다. 보통 1시간 동안 개당 30만 원꼴의 구름씨 24개를 뿌리기 때문에 하루 9시간을 가동하면 약 6500만 원이 든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18∼2023년 기상항공기 1대로 실험을 진행하다가 지난해 전용 항공기 2대를 추가로 임차했다. 현재 항공기 3대 중 2대는 수리 등의 이유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강수량 1mm가 아쉬운 상황에서 강릉에 비 예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공강우 항공기를 활용해 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구름씨를 뿌리면 실제 강수량의 10% 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충분한 양의 비가 내려주지 않는 한 인공강우로 가뭄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기상청 내 자체 예산으로 인공강우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인공강우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6월 발의됐지만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 내년 예산안에 포함되진 않았다.

● 강릉 이어 삼척도 비상 급수

강릉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수도 계량기의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주 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3일 기준 13.9%로 역대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평년치(70% 안팎)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저수량은 하루 사이 4만3000t 줄어든 199만 t까지 감소했다. 향후 2주간 비 예보도 없어 저수량은 더 줄어들 상황이다. 시는 4일부터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2L(6일분) 생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가뭄 여파는 강원 동해안 인근 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삼척시는 원덕읍 이천리, 미로면 하사전리, 노곡면 여삼리, 신기면 고무릉리 등 4개 리 80여 가구에서 생활용수가 고갈돼 비상 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지하수와 계곡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했으나 장기간 가뭄으로 수원이 말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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