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기사가 잔액 부족으로 난처해하던 승객을 배려한 뒤, 오히려 승객의 따뜻한 보답에 감동받은 사연이 온라인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서울 160번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강모 기사와 승객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 ‘잔액 부족’ 당황한 승객에 작은 배려
강 기사는 최근 마포경찰서 정류장에서 중년의 여성 승객 A 씨를 태웠다. A 씨가 단말기에 카드를 대자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A 씨는 가방을 뒤져 만 원권을 내밀었지만 해당 버스는 ‘현금 불가 버스’였다.
강 기사는 A 씨의 카드 잔액이 700원인 것을 확인한 뒤 “이번에는 어린이 요금(550원)으로 처리하겠다”며 배려했다. 만석으로 분주한 상황 속에서 승객이 무사히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종점에서 확인한 편지 “오늘 두 번의 친절을 받았다”
A 씨는 내릴 때 기사 손에 꼬깃한 종이를 쥐여주고 떠났다.
카드 잔액 부족 승객을 배려한 버스기사가 종점에서 만 원과 감사 편지를 받고 감동했다. 누리꾼들은 “만원의 행복”이라며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강 기사가 종점에 도착해 종이를 펴보니 만 원짜리 한 장과 함께 진심어린 글이 적혀있었다.
편지 내용에는 “오늘 마포에서 저는 폰을 잃고 10분도 안 되어 마포경찰서 분실물센터에서 찾았습니다. 어떤 분께서 고맙게도 분실물 센터에 가져다 주셨습니다. 또 카드 버스비가 모자라는데 아이 요금으로 결제해 주신 기사님의 배려도 잘 받았습니다. 오늘 두 곳에서 이런 친절함을 받았으니 저도 뭔가 해야겠습니다. 기사님, 친구분과 시원한 음료수라도 꼭 드세요. 감사합니다. -삼양동 가는 사람-“이라고 쓰여있었다.
■ 기사 “녹초 될 뻔했는데 귀한 선물 덕분에 힘 솟아”
강 기사는 편지와 함께 받은 만 원권을 회사 관리자에게 보고했지만, “승객이 준 선물이니 기사님이 쓰시라”는 답을 들었다.
강 기사는 “제가 더 뿌듯했다. 퇴근시간이라 무척 힘들어서 녹초가 될 뻔 했는데 귀한 선물 덕분에 힘이 더 솟아버렸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상대가 당황하지 않게 보여준 작은 배려가 결국 큰 감동으로 돌아왔다”, “만원의 행복이 이런 거구나”, “인류애가 충전되는 느낌”이라며 따뜻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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