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25명 구속하고 121명 기소… ‘통일교 수사’ 논란 남겨

  • 동아일보

[3대 특검 종료]
김건희 특검도 180일간 수사 마쳐… ‘로저비비에’ 건넨 김기현 부부 기소
尹-김건희 부부 법정 대면 가능성도
내란특검, 尹정부 ‘평양 무인기’ 밝혀… 채상병 특검 ‘VIP 격노설’ 실체 규명
양평 공무원-교회 압수수색 등 논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약 반년에 걸친 수사를 28일 마무리했다. 이로써 올해 정국을 흔들었던 ‘3대 특검’(채 상병, 내란, 김건희)의 수사가 모두 종료됐다. 지난달 28일 활동을 마친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과 이달 14일 종료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등 3대 특검은 총 25명을 구속 수감하고 121명을 기소했다.


● “金, 최소 12점 이상 고가 물품 수수”

김건희 특검은 수사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김 여사와 김 의원 부부를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김 의원 부부가 지난해 3월 국민의힘 대표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건넸다고 판단했다. 특검이 압수한 클러치백 안에서 김 의원 부인의 친필 감사 편지가 발견됐다. 다만 특검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통해 실제 김 의원의 당선에 개입했는지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우선 적용했다. 향후 특검의 수사를 넘겨받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대가성 여부를 추가 수사해 뇌물수수 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로써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씨 불법 여론조사 수수’ 혐의를 포함해 총 10가지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에 대해 8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2점을 받은 혐의로 기소했고, 26일에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등 5명으로부터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여사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귀걸이·팔찌, 금거북이, 추사 김정희 세한도,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이우환 화백 그림, 디올백 3점, 그라프 목걸이에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까지 최소 12점 이상의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게 특검의 수사 결과다.

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총 8억1000만 원, 불법 여론조사 제공으로 2억7000만 원, 고가 물품 수수로 3억7000만여 원의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총 13억2000만 원을 김 여사의 불법 범죄수익으로 보고 법원에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처분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추징보전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 측이 김 여사에게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을 각각 전달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권 의원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특검은 수사 범위 밖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들여다보면서 별건 수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수사 대상자였던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민 특검이 김 여사가 투자했던 태양광 소재 업체의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매입했다가 1억 원대 수익을 거두는 등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도 불거졌다. 통일교 측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임종성 의원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아 편파 의혹도 받았다. 양평고속도로 개발 특혜와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 관련 의혹 등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 121명 재판에 넘겨… 교회 압수수색 등 논란도

3대 특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김용현 박성재 전 장관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 관계자 21명을 재판에 넘겼고, 추경호 임종득 김기현 김선교 권성동 의원 등 현직 국회의원 5명을 기소했다. 특검별로 보면 내란 특검은 총 4명을 구속시키고 27명을 재판에 넘겼으며, 채 상병 특검은 1명을 구속시키고 33명을 기소했다. 김건희 특검은 총 20명을 구속시키고 66명을 재판에 넘겼다. 총 기소 인원 126명 중 중복된 5명을 제외해 총 121명이다.

내란 특검은 3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풀려나 있던 윤 전 대통령을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재구속시켰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0월과 11월 북한 평양 등에 무인기를 날린 사실도 밝혔다. 채 상병 특검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했다는 ‘VIP 격노설’의 실체를 규명했다.

그러나 두 특검 역시 논란도 적지 않았다. 채 상병 특검은 총 10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1건만 인용돼 ‘무리한 영장 청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내란 특검이 경기 오산공군기지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을 압수수색하며 종교계와 미군 측의 반발을 샀고,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직접 언급할 만큼 외교적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전성환 대통령경청통합수석과 민주당 염태영 의원 등이 23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부터 총 8차례 기소돼 법원의 재판을 받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 과정에선 서울구치소와 서울남부구치소에 각각 수감돼 있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대면할 가능성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최근 기소된 명 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이나 “김 여사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만난 적 없다”고 허위 인터뷰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김 여사가 증인으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11월 7일 서울중앙지법에 각각 출석했지만 법원이 두 사람의 동선을 조정해 마주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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