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오픈 우승자의 멜버른 해변 세리머니 호주오픈 여자 단식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미국의 매디슨 키스가 26일 호주 멜버른 인근 브라이턴 해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걷고 있다. 키스는 25일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멜버른=AP 뉴시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매디슨 키스(미국)는 서른 살의 나이에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키스는 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테니스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2시간 2분의 승부 끝에 세계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를 2-1(6-3, 2-6, 7-5)로 꺾었다. 4강에서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를 2-1로 이겼던 키스는 이날 사발렌카까지 넘어서며 ‘언더도그(이길 가능성이 적은 선수)의 반란’을 일으켰다.
시상식에서 사발렌카(왼쪽)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선 키스. 멜버른=AP 뉴시스우승이 확정된 순간 키스는 눈물을 흘리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또 코치이자 남편인 비욘 프라탄젤로와 포옹을 했다. 키스는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그동안 ‘내 커리어에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런 자세로 더 테니스에 집중할 수 있었고 결국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고 말했다.
2009년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에 데뷔한 키스는 통산 9번이나 우승했다. 세계 랭킹에서도 7위까지 올랐다. 그렇지만 메이저대회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11년 US오픈을 통해 처음 메이저대회 본선에 진출했던 키스는 2017년 US오픈 결승에 진출한 게 이전까지 유일한 결승 무대였다. 그 대회에선 슬론 스티븐스(32·미국)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했다. 영국 가디언은 “14세에 WTA투어 경기에서 우승하며 최연소 우승자 중 하나였던 키스는 10대 초반부터 메이저대회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끊임없이 들었다”며 “키스는 결국 46번째 메이저대회 출전에서 우승했다. 이는 역대 메이저대회 첫 우승자 중 두 번째로 많은 숫자”라고 전했다.
세계랭킹 14위로 출전한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를 우승 후보로 꼽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키스는 1회전부터 승승장구하더니 여자 단식 세계 1, 2위를 모두 꺾고 정상에 올랐다. 영국 BBC는 “호주오픈 여자 단식에서 세계 1, 2위를 모두 이기고 우승한 것은 2005년 서리나 윌리엄스(44·미국) 이후 키스가 처음”이라며 “전체 메이저대회를 따져도 2009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40·러시아) 이후 16년 만이자 10번째 선수”라고 전했다.
키스는 또 2014년 32세에 우승한 리나(중국) 이후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호주오픈을 제패한 선수가 됐다. 키스는 이날 7년 4개월 만에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결승전을 치렀는데, 프로 선수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가장 오랜만에 메이저대회 두 번째 결승전을 치른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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