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는 14일 막을 내린 22회 전국장애인겨울체육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부문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수영에 이어 스키에서도 국내 무대를 평정한 김윤지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은 전국장애인겨울체전에서 역주하는 김윤지.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 패럴림픽을 향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14일 막을 내린 제22회 전국장애인겨울체육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한 김윤지(19·BDH파라스)는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윤지는 “전국 대회에서 지난해보다 더 완성도 높은 주행을 펼쳐 기쁘고 바이애슬론 개인 종목에서 정상에 서 매우 큰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부문에서 3년 연속 4관왕을 차지하면서 국내에 ‘적수’가 없다는 평을 듣는 김윤지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 정상을 노린다. 김윤지는 지난해 국제스키연맹(FIS) 파라(장애인) 노르딕 스키 월드컵 준우승, 파라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 3위가 현재까지 국제 무대 최고 성적이다.
김윤지는 스키에 앞서 수영에서 먼저 국내를 평정했다. 척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하체를 쓸 수 없는 김윤지는 재활 차원에서 3세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전국장애인여름체육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하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김윤지는 2023년 전국장애인겨울체전에서도 MVP에 뽑혔는데 여름과 겨울 대회에서 모두 MVP를 받은 것은 김윤지가 처음이자 현재까지 유일하다.
김윤지는 “여름 대회에서 MVP 수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더 기쁘고 감격스러웠다”며 “최초로 여름과 겨울 대회 모두 MVP를 수상하게 된 것 역시 큰 영광이고 모든 과정에서 행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말했다.
척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하체를 쓸 수 없는 김윤지는 재활 차원에서 3세 때부터 수영을 시작해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하는 등 큰 두각을 나타냈다. 사진은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전에서 결과를 확인하며 웃는 김윤지.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김윤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했는데, 스키에서도 큰 두각을 보이며 세계 무대까지 도전하게 됐다. 김윤지는 “수영과 스키 모두 유산소 운동에 기반을 두고 있고, 다른 선수와 경쟁해 가장 우수한 기록을 달성한 사람이 승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나는 타고난 ‘질주의 본능’을 가지고 있어 속도의 짜릿함을 즐기기 때문에 자연스레 수영과 스키 모두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질주하는 순간의 스릴이 저를 자극하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성장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김윤지는 2026년 패럴림픽 정상 도전을 위해 당분간은 스키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수영 종목에 대해선 패럴림픽 참가 계획도 아직은 없다. 김윤지는 “수영은 당분간 국내 대회에만 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집과 가까운 스포츠센터에서 수영 감각을 유지하는 수준의 훈련을 하고 있다”며 “대신 겨울 패럴림픽을 위해 사계절 내내 스키 훈련을 하고 있다. 여름에는 롤러 스키를 활용해 심폐 지구력을 키우고, 해외 고지대에서 훈련하며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적응하는 힘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지가 패럴림픽 입상을 위해 특별히 중시하는 것은 경기 운영 능력이다. 스키 종목의 특성상 날씨와 ‘설질(雪質)’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김윤지는 “대회가 열리는 나라마다 코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경기 운영 능력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대회에 참가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 등 다양한 상황을 직접 겪고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보다 더 근본적으로 충분한 근력을 강화해 올바른 자세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긴 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수영에 이어 스키마저 정복한 김윤지는 패럴림픽 이후에도 늘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윤지는 “나는 언제나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고, 운동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를 많은 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노르딕 스키 종목이라면 더욱 뜻깊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장애인 스포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도전할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