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가 10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파운더스컵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안강건설의 후원을 받던 임진희는 시즌 개막 이후에도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본인의 장비 후원사인 타이틀리스트 모자를 쓰고 출전하고 있다. 임진희 제공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자신감이 넘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 2년 차를 맞은 임진희(27)는 이번 시즌 각오를 이렇게 말했다. 임진희는 201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까지 안강건설의 후원을 받았는데, 안강건설 골프단이 올해 해체를 결정하면서 아직 후원사를 구하지 못했다.
임진희는 “아무래도 미국 무대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국내보다 더 큰 상황이라 후원사를 구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스트레스”라며 “이 부분을 제외하면 내 성적에 영향을 끼칠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희는 이번 시즌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10일 끝난 시즌 첫 참가 대회인 LPGA투어 파운더스 컵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하며 ‘톱5’로 시즌을 열었고, 21일 2라운드가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도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 ‘대형 루키’로 꼽히는 윤이나(22)뿐만 아니라 야마시타 미유(24)와 다케다 리오(22) 등 일본 출신의 쟁쟁한 신인들이 대거 이번 시즌 LPGA투어에 합류했지만, ‘2년 차’ 징크스 없이 시즌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임진희는 “지난해 1승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해 신인왕도 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1승을 했다면 신인왕도 자연스레 따라왔을 것이라 생각해 이번 시즌에는 어떤 대회든 최대한 빨리 데뷔 첫 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난해 24개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6차례 진입했던 임진희는 사이고 마오(24·일본·959점)에 신인상 포인트 86점이 뒤져 2위를 했다.
임진희가 이번 시즌 유독 자신감을 갖는 것은 지난해 자신의 우승이 나오지 않은 이유를 완전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임진희는 “미국은 동부와 서부도 환경의 차이가 크고 LPGA투어는 아시아스윙,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 등 매 대회가 완전히 새로운 환경”이라며 “잔디의 상태와 바람의 종류 등 자연환경과 코스 세팅이 완전히 달랐는데, 처음 경험한 것이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LPGA투어 첫해에 자신의 스윙을 통계로 분석해 단점을 보완한 것도 자신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임진희는 “지난해 통계를 분석해 보니 아이언샷이 대체로 잘 된 반면 페어웨이 적중률과 리커버리율이 저조했다”며 “똑바로 치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서 겨울 훈련 동안 특히 그린 주변 벙커샷에 대해 집중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임진희는 지난해 그린적중률은 74%로 LPGA투어 선수 중 11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페어웨이 적중률 (69.1%·109위)과 벙커세이브율(40.9%·96위)은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감이 가득 찬 임진희는 지난해와 달리 데뷔 첫 승만이 목표는 아니다. 어떤 대회든 최대한 빨리 첫 승을 이뤄낸 뒤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해 우승하는 것이다. 시즌 최종전은 대상에 해당하는 CME글로브포인트 상위 60명에게만 출전 자격을 준다. 임진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42위를 했다.
임진희는 “2023년에 KLPGA투어에서 다승왕을 하고 미국으로 왔는데, 한국에서도 다승을 하기 이전부터 다승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그걸 진짜 해냈고, 미국에서도 단순히 2승이 아닌 2승 이상의 여러 차례 우승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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