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구협회장 4선 연임… 문체부와 갈등 해소는 숙제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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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 선거 183표중 156표 얻어
“축구인들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
‘정몽규 중징계’ 요구했던 문체부
최근 “감사따른 조치 그대로 진행”

4선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당선증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4선 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당선증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63)이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선거를 통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총투표수 183표 중 156표(85.2%)를 얻어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70·15표),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67·11표)를 제쳤다. 1표는 무효표였다.

정 회장은 세 번째 임기 중이던 지난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 논란 등으로 인해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 많은 축구팬들이 정 회장의 무능과 독선을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해 11월 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라고 축구협회에 요구했다. 당시 문체부는 “정 회장이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절하게 진행하고, 협회를 부실하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노동조합이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 등 축구계 내부에서도 정 회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축구협회장 선거가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지면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치러진 이날 선거에서 정 회장은 축구인들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정 회장은 2013년엔 경선을 통해 축구협회장에 처음 당선됐고, 2016년과 2021년엔 단독 입후보해 연임했다. 한 해 예산이 2000억 원을 넘은 축구협회를 4년 더 이끌게 된 정 회장은 “많은 지지를 받은 만큼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면서 축구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 회장의 예상 밖 압승에 대해 축구협회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협회의 개혁을 이뤄낼 젊고 참신한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선거인들이 안정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한 선거인은 “정 회장과 경쟁한 후보들이 실현 가능하고 획기적인 공약을 내놓기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에 피로를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정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던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올해 1월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본 뒤 정 회장을 지지하겠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고 밝힌 정 회장이 선거운동 기간에 전국을 1만5000km 이상 돌아다니며 감독과 동호인 등 선거인단을 만나고, 선거인별 맞춤 투표 독려 영상을 보내며 독선적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의 당선으로 그가 지난 임기부터 추진한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등 대형 사업의 진행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지난달 축구종합센터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 축구협회에 50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정 회장은 또 아시안컵과 여자 월드컵 유치, 협회 집행부 인적 쇄신 등을 약속했다.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문체부와의 갈등 해소는 정 회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 등에 대한 문체부의 징계 요구가 부당하다면서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에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냈다. 집행정지 신청은 법원이 인용했으나 문체부가 항고한 상태다. 정 회장은 “정부의 지적에 대해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찾겠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정몽규#축구협회장#4선 연임#선거 결과#불공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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