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던 SSG 베테랑 3루수 최정(38)은 내년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엄살 섞인 답변이긴 했지만 그만큼 같은 포지션에 젊고 경쟁력 있는 선수가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한대화(은퇴)와 함께 3루수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8회) 타이기록을 보유한 최정마저 긴장할 정도로 새 시즌 ‘핫 코너’(3루)를 에워싼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있는 대부분의 팀들도 3루수 고민만큼은 일찌감치 내려놓은 상황이다.
최정(38)지난 겨울 원 소속팀 SSG와 4년 총액 110억 원의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한 최정은 이번 시즌 평소와 다른 시도를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된 구단 1차 스프링캠프에 동행하지 않고 이지영 한유섬 등 베테랑들과 일본 가고시마에서 별도로 훈련한 뒤 2차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다. 장거리 비행에 따른 피로도를 줄이고, 시차 적응 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최근 몇 년 새 가장 몸놀림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467홈런을 넘어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495개)을 세운 최정은 계약 기간 내에 600홈런 고지까지 바라본다. 최정은 30대 후반인 지난해에도 홈런 37개를 쳤다.
김도영(22)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KIA 3루수 김도영(22)은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작년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끈 김도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1차 캠프 당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소속사인 CAA스포츠 야구 부문 대표가 직접 방문할 정도로 메이저리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유일한 단점으로 꼽혔던 수비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동안 수비 시 자칫 시야가 흔들릴까 봐 하지 않았던 ‘점프 스타트’를 다시 하면서 발놀림이 자유자재가 됐다는 설명이다.
노시환(25)2023년 홈런왕(31개)과 타점왕(101타점)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한화 3루수 노시환(25)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24홈런 89타점으로 다소 주춤했던 노시환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두 달에 걸쳐 10kg을 감량했다. 부상 방지에 순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새 시즌 신축 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을 앞두고 있는 한화가 7년 만에 가을야구에 오르기 위해선 노시환의 활약이 중요하다.
허경민(35)2023년 수비상 신설 이후 2년 연속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허경민(35)은 두산에서 KT로 둥지를 옮겨 새로운 도전을 한다. 4년 총액 40억 원에 허경민이 FA 계약을 맺으면서 KT 내야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 3루수였던 베테랑 황재균(38)이 유격수 자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편 허경민을 내준 두산도 2루수 강승호(31)를 3루수로 돌리는 등 내야 새판 짜기에 나섰다.
김영웅(22)
문보경(25)삼성은 지난해 3루수 자리에만 총 9명을 기용한 끝에 김영웅(22)이라는 적임자를 찾았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28홈런을 친 김영웅은 가을야구에서도 홈런 4방을 쏘아올리며 ‘거포 본능’을 뽐냈다. 다만 지난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갈비뼈 통증으로 조기 귀국해 시즌 개막 때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LG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 오스틴(32홈런)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2홈런을 친 문보경(25)에게 올해도 핫 코너를 맡긴다. 문보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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