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럽 리거 중 발끝이 가장 뜨거운 양현준(23·셀틱)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조기 확정에 도전하는 ‘홍명보호’에 합류했다.
양현준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6)이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월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예선 7차전을,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예선 8차전을 치른다. 양현준이 대표팀에 승선한 건 지난해 2월 끝난 아시안컵 이후 13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양현준을 처음 소집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월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뉴시스.
2021년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강원에서 프로 데뷔한 양현준은 이듬해 K리그1과 대한축구협회 영플레이어상을 휩쓸며 ‘슈퍼 유망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23년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1부) 셀틱으로 이적한 뒤부턴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홍 감독에 따르면 1월 유럽 출장 기간에 셀틱을 방문했을 때 만해도 양현준은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해 힘들어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현준은 지난달 이후 공식전 8경기에서 4골 5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양현준은 2일 세인트미렌과의 리그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몰아치며 셀틱의 5-2 대승을 주도해 영국 BBC가 선정한 ‘스코틀랜드 리그 이주의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최근 양현준이 짧은 시간을 출전하더라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모습을 보고 발탁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주전으로 활약해 온 2선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주장 손흥민(33)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부) 토트넘에서 체력 관리를 위해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있고, 황희찬(29·울버햄프턴)은 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했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은 양현준과 양민혁(19·퀸스파크 레인저스·QPR), 엄지성(23·스완지시티) 등 지난해 11월 A매치 때는 뽑지 않았던 23세 이하 2선 공격수들을 여럿 발탁했다. ‘젊은 피’의 합류로 대표팀 미드필더진은 홍 감독 부임 후 최다인 13명이 뽑혔다. 대한축구협회는 2선 공격수를 미드필더로 분류한다.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양민혁은 1월 토트넘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QPR로 임대된 뒤부터 출전 횟수를 늘려가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홍 감독은 “양민혁이 QPR의 경기에서 보여준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 양민혁은 앞으로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해야 하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엄지성은 9일 미들즈브러와의 잉글랜드 챔피언십 경기에서 스완지시티 입단 후 30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들의 패기와 손흥민 등 베테랑들의 경험을 잘 조화시키겠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3차 예선 2연전 결과에 따라 두 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도 있다. 10일 현재 한국은 승점 14(4승 2무)로 B조 1위다. 2위 이라크는 승점 11, 3위 요르단은 승점 9를 기록 중이다. 3차 예선은 18개국이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풀리그’ 경기 치른다. 팀당 10경기 마친 뒤 각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홍 감독은 “본선행 확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하지만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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