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2일 개막… 시범경기서 팬들 사로잡은 ‘신데렐라’들
‘박찬호 조카’ 2년 차 김윤하… 두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
‘제2의 이정후’ 외야수 이주형… 대포 3방… 가장 많은 홈런 날려
‘5년 통산 1할대’ 외야수 임종찬… 타율 3할4푼, 시즌 맹활약 예고
두산 제공
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8일 막을 내렸다. 10개 팀은 짧은 휴식기를 가진 후 22일 개막하는 정규시즌을 맞이한다. 주전 선수들에게는 시범경기가 ‘시범’일 뿐이었을지 몰라도 신예 선수들에게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무대였다. 혼신의 힘을 다해 개막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적지 않다.
올 시범경기에서 최고 ‘신데렐라’로 떠오른 두산 내야수 오명진(24)이 대표적이다. 오명진은 시범경기 9경기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1위를 차지했다. 유일한 4할 타자인 그는 이승엽 두산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2루수 자리의 새 주인이 됐다.
이번 시범경기 전까지만 해도 오명진은 ‘무명’에 가까웠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5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명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타 후안 소토(뉴욕 메츠)와 타격 폼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평소 ‘싯다르타’ 등 고전 문학을 즐겨 읽는다는 이유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야구와는 상관없는 얘기였다.
오명진은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출전이 9경기가 전부였다. 9차례 타석에 들어서 안타 하나 없이 볼넷만 한 차례 골라냈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하더라도 2루수 경쟁에서 한 걸음 밀려나 있던 오명진은 시범경기 들어 잠재력을 터뜨렸다. 두 번째 경기인 9일 한화전에서 2안타를 신고하더니 10일 삼성전에서는 3안타 경기를 했다. 시범경기에서 치른 9경기 중 7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했다. 이 감독은 “지금 워낙 감이 좋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개막전 2루수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하마운드에서는 키움의 2년 차 투수 김윤하(20)가 눈길을 끈다. 프로 지명 당시부터 ‘코리안특급’ 박찬호(52)의 5촌 조카로 알려졌던 김윤하는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박찬호 조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공을 던졌다. 11일 KT, 17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두 차례 선발 등판해 두 번 모두 승리를 챙겼다. 2경기 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11일 KT전에선 4이닝 중 3이닝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신인이던 지난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04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으나 올해 일찌감치 3선발로 내정됐다.
MLB로 진출한 팀 선배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우투좌타 중견수에 타격 실력이 뛰어나 ‘제2의 이정후’로 불린 키움 외야수 이주형(24)도 시범경기를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주형은 시범경기 동안 가장 많은 3개의 홈런을 쳤고, 타율도 0.333을 기록했다. 특히 “연습 때 왼쪽 발뒤꿈치에 힘을 준다고 생각하고 쳐보라”는 이정후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3홈런을 쳤던 이주형은 3번 타자로 나서 20홈런에 도전한다.
임종찬한화 외야수 임종찬(24)도 시범경기 동안 세 번째로 높은 타율 0.348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2020년 한화에 입단한 임종찬은 지난해까지 5년간 통산 타율이 0.183에 불과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476 맹타를 휘둘렀지만 막상 정규시즌에선 0.158로 침묵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목지훈7세 때 김성근 전 감독과 한 TV 광고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NC 투수 목지훈(21)도 시범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목지훈은 14일 KT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2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팀의 6번째 선발로 꼽히는 목지훈은 팀 사정에 따라 선발 또는 롱릴리프로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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