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재 프로야구에서 가장 ‘뛰는 야구’를 하고 있는 건 한화다.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일이 리그에 벌어지고 있다.
올 시즌 한화의 경기 당 도루 시도는 1.50개로 10개 구단 중 최다다. 지난해 전체 8위를 했던 한화의 기록(경기당 0.76개)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시도가 늘었다. 도루 성공 역시 10회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하루에 4도루를 성공하기도 했다. 대주자 카드도 롯데(11회)에 이어 LG와 함께 공동 2위(9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같이 ‘발 빠른’ 변화의 중심에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생 심우준(30)이 있다. 2020년 35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심우준은 현재 시즌 3도루로 삼성 김지찬(24), LG 신민재(29)와 함께 도루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성공률도 100%를 자랑한다. 이밖에 외국인 선수 플로리얼(28), 대주자 이원석(26) 등도 적극 도루에 가담하고 있다. 2도루를 기록 중인 이원석은 누상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달 29일 KIA전에서 시즌 첫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팀 타율 1할 대(0.169) 최하위 부진의 실마리를 주루 플레이에서 찾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4연패를 탈출한 지난달 28일 KIA전(7-2 승리)에서도 도루 하나가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7회초까지 0-2로 뒤지고 있던 한화는 7회말 김태연의 추격 솔로홈런 뒤 대주자로 나선 이원석이 2루를 훔치며 상대 투수를 흔들었고, 이후 3연속 볼넷과 몸 맞는 공 등에 힘입어 대거 5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전날까지 0.129였던 팀 타율도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한화는 전통적으로 주루 플레이보단 장타를 강조해왔다. 2010년 이후 한화가 팀 도루 1위를 한 건 2018년 단 한 차례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8년 당시 뛰는 야구를 강조했던 한용덕 감독은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올해부터 안방으로 사용하는 신축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가 ‘뛰는 야구’로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도 주목할 만하다. 선수, 감독들이 “확실히 내야에서 타구 속도가 빠르다”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에서 한화 주자의 적극적인 움직임까지 더해질 경우 자칫 상대 내야진이 흔들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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