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탁구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던 이집트는 한국을 꺾은 뒤에도 승승장구해 8강까지 올랐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이은혜(대한항공)-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여자복식 16강에서 정이징-리유준(대만)을 잡았고, 안재현(한국거래소)이 남자단식 16강에서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펠릭스 르브런(프랑스)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신유빈-유한나는 결성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자복식 8강에서 세계 1위 오도 사쓰키-요코이 사쿠라(일본)를 잡는 기염을 토했다.
임종훈과 신유빈이 24일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 쑨잉사와 왕추친. 2025.5.25 사진공동취재단랭킹과 인지도에 상관없이,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게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중국조차 이변을 허용할 정도이니 한국도 강세인 복식에서도 예선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석은미 여자대표팀 감독은 “요즘은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이 발달해 변방이라 불리던 나라들도 잘하는 선수의 영상을 면밀히 분석, 기술을 금방 따라 한다”면서 “이번 대회에 와서 보니 똑같이 구사하기엔 아직 수준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한 탁구계 관계자 역시 “32강 이후만 돼도 중국 경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경기가 6~7게임까지는 갔다. 그만큼 승패가 쉽게 결정 나지 않는다. 미묘한 차이에서 승부가 나니 기본기와 멘탈 등이 더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쫓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추격자들의 견제까지 받아야하는 상황인 만큼, 한국 탁구는 더욱 면밀히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기본기는 물론 새 트렌드에 맞는 전략 수립, 최상의 복식 조합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오상은 남자대표팀 감독과 석은미 여자대표팀 감독은 이미 도하 대회 이후 훈련 계획에 머리가 복잡하다. 오 감독은 남자부 선수들의 라켓 컨트롤과 수비 등 기술 위주의 훈련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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