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경남 2025’가 4일부터 8일까지 닷새 동안 경남 남해안 일대에서 열린다. 투르 드 경남은 2019년 ‘투르 드 코리아’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공인 국제 대회다. 통영을 시작으로 거제, 사천, 남해, 창원 등 남해안의 절경을 품은 경남 5개 시군 총 553.6km 코스를 달린다. 코스 절반 가까이가 해안가 도로로 구성돼 있어 천혜의 자연 경관 사이로 은륜의 물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16개국 22개 팀, 22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한국 팀은 서울시청, KSPO, 금산인삼첼로, 가평군청, 의정부시청, LX(한국국토정보공사) 사이클, 한국실업사이클연맹 등 7개다. 아시아 랭킹 1위인 팀 유쿄(일본), 3위 타일랜드 콘티넨털 사이클링 팀(태국), 4위 테렝가누 사이클링 팀(말레이시아)을 비롯해 오세아니아 1위 캐시보디랩(호주)과 네덜란드 유니버스 사이클링 팀, 에스토니아 퀵 프로팀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상위권 팀들이 경남에 모여 열기를 더한다.
아름다운 풍경과 대조적으로 코스 난도는 높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는 특히 초반 페이스에 따라 우열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주요한 승부처로는 둘째 날 거제에서 펼쳐지는 2구간이 꼽힌다. 거제어촌민속전시관에서 출발해 노자산과 학동고개, 아홉산재 등을 거치는 산악 지형을 가로질러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크고 변수가 많다. 4일 통영에서 시작되는 1구간 역시 업힐(오르막)과 다운힐이 반복되고 해안가의 굴곡진 코스가 많아 만만치 않다. 조 감독은 “1, 2구간에서 과감히 시도해야 우승도 노려볼 수 있다. 대회 초반에 공격적으로 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천에서 열리는 셋째 날 코스는 우주항공청에서 출발해 삼천포와 사천대교 등을 지나는 평지 코스로 스프린트에 강한 팀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날 남해 해안가를 도는 남해 구간을 거쳐 마지막 날 창원에서 경남도청과 창원광장 일대의 직선 코스를 왕복하며 대회를 마무리한다. 개선문을 지나며 파리 시내를 도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투르 드 프랑스를 모티브 삼아 시민들이 경기의 피날레를 직접 볼 수 있게 코스를 구성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승전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이순신 승전길’도 코스에 포함돼 있다.
최대 관심사는 한국 선수가 안방에서 8년 만에 ‘옐로 저지’(종합 1위 선수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상의)를 되찾을 수 있느냐 여부다. 한국은 2017년 ‘투르 드 코리아’ 대회에서 민경호(29·서울시청)가 깜짝 우승을 차지한 후 아직 우승이 없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이클 매디슨 은메달리스트 김유로(가운데)가 3일 투르 드 경남 2025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 경남도 제공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사이클 매디슨 은메달리스트 김유로(26·LX 사이클)는 “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경기인 만큼 올해 제일 중요한 목표를 투르 드 경남으로 설정했다”며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의 이점을 살려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인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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