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카드 상실→대학行→골프강사
200번째 LPGA 숍라이트서 선전
신지애 “내게 큰 영감을 줬다” 축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모처럼 우승 경쟁을 펼쳤던 이일희가 8일 2라운드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출처 숍라이트 LPGA 클래식 대회 홈페이지
여자골프 세계랭킹 1426위 이일희(37)가 우승만큼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친구 신지애(37)도 “(너의 활약이) 내게 큰 영감을 줬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일희는 9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시뷰 베이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LPGA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로 준우승했다. 1, 2라운드 선두로 나서며 12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제니퍼 컵초(28)에 1타 뒤졌다.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이일희는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2010년 미국 무대에 입성했다. 신지애, 박인비 등 1988년생 동갑내기들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2013년 5월 퓨어실크 바하마 LPG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당시 그는 국산 골프공업체 볼빅의 컬러볼을 사용해 우승했는데 국산 골프볼로 LPGA투어에서 우승한 첫 사례였다.
부진과 어깨 부상이 겹쳐 2019년부터 투어 카드를 잃은 그는 학교로 돌아가 학사 학위를 딴 뒤 잠시 다른 업종에 취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골프로 돌아왔다. 파트타임으로 골프를 가르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예선을 거치거나 역대 LPGA투어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에만 주로 출전한다. 이번 대회도 그중 하나였다. 투어 통산 200번째 출전이었던 이 대회에서 이일희는 첫날 공동 선두, 둘째 날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서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날 3라운드에서 7번홀까지 3타를 잃으며 한때 12위까지 떨어졌다. 9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에 성공한 이일희는 후반에만 버디 5개로 5타를 줄이며 반등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준우승 자체가 큰 성과였다. 그가 LPGA투어 톱10에 이름을 올린 건 2016년 9월 레인우드 클래식(공동 9위) 이후 약 9년 만이다.
경기 후 그는 신지애를 비롯해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이일희는 “(주변에 영감을 주는 것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며 “나는 그저 모두가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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