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기, 최근 등판 5경기 모두 승리… 평균자책점 2.30 토종 1위 맹활약
안현민, 5월 3할 타율-29타점 폭발
홈런 평균 130.5m ‘터미네이터’
배찬승-정우주 고졸과도 불꽃경쟁
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대급 신인 풍년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신인왕 레이스에서 앞장서고 있는 건 두 ‘중고 신인’이다. 군 복무를 거쳐 그라운드로 돌아온 LG 왼손 투수 송승기(23)와 KT의 거포 외야수 안현민(22)이 두 주인공이다.
2021년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전체 87순위)에 LG에 호명됐던 송승기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8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친 그는 올 시즌 개막과 함께 LG의 제5선발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두 달여 만에 제1 선발 투수 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송승기는 9일 현재 12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에서 세 번째,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선 가장 뛰어나다. 생애 처음 풀타임에 도전하는 선수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성적표다.
송승기는 최근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팀의 연패를 막아내기도 했다. 송승기는 LG가 선두 자리를 지키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이다. 팀 타선도 송승기에게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9이닝당 7.3점을 지원하고 있다.
LG는 13∼15일 2위 한화와 주말 3연전을 치르는데 로테이션상 송승기는 평균자책점 1위 폰세(2.20)와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송승기는 크지 않은 키(181cm)에 패스트볼 구속도 평균 시속 140km 중반대이지만 공의 회전 수와 수직 움직임이 좋아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송승기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약 145km)은 중위권인 반면에 구종 가치는 상위 3%에 든다.
송승기보다 1년 늦은 2022년 KT에 포수로 지명됐던 안현민은 입단 첫해 바로 군 입대를 선택했다. 상무 대신 육군 21사단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한 안현민은 군대에서 체계적인 운동으로 근육질 몸매를 갖췄고 제대 후 외야수로 전향했다.
복귀 첫해였던 지난해 1군에서 29타석(타율 0.200)만 소화해 신인왕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안현민은 올해 기다렸다는 듯 기량을 쏟아내고 있다. 4월 30일 두산전에서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잡은 안현민은 5월에만 타율 0.333에 9홈런 29타점으로 불붙은 타격감을 뽐냈다.
안현민은 리그에서 홈런 평균 비거리(130.5m)가 가장 긴 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안현민은 지난달 20일 KIA전에서 시속 186.8km짜리 타구를 날려 보내기도 했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10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덕분에 ‘터미네이터’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안현민은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9일 발표된 올스타전 팬 투표 1차 집계에서도 약 21만 표를 획득해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3위에 올랐다. 안현민의 합류 이후 KT도 상위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KT는 안현민이 선발로 나선 34경기에서 승률 0.563(18승 14패 2무)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5위인 KT의 시즌 승률(0.532)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두 중고 신인이 삼성 배찬승, 한화 정우주(이상 19) 등 고졸 신인들의 추격을 끝까지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선수 중 한 명이 신인왕에 오를 경우 2023년 한화 문동주에 이어 2년 만의 중고 신인왕 수상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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