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체력장 ‘국민체력100’ 프로그램… 체력 수준 향상-의료비 절감 효과 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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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건강증진-만성질환 예방 인프라
인증센터서 체력 점검→운동 처방
맞춤 관리로 병원비 年56만원 절약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병원비가 1년에 40만 원 정도 줄었어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22년 차 무용수 장규자 씨(70·여)는 2015년으로 처음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센터 문을 두드렸다. 장 씨는 그해 낙상 사고로 팔과 다리가 부러졌다. 6개월 가까이 재활 치료를 받았지만 만성 통증에 시달렸다. 장 씨는 첫 체력 측정에서 ‘근력과 유연성 모두 평균 미달’이라는 평가와 함께 3등급을 받았다. 무용으로 몸을 단련해 온 자부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장 씨는 체력인증센터에서 운동 처방을 받은 뒤 일주일에 3회 이상 피트니스클럽을 찾았다. 그리고 두 달 뒤에는 1등급으로 올라섰다. 평생 저체중이었던 장 씨는 이후 골 질량만 3kg이 늘었고 이제는 1년에 두 차례 정기검진을 받을 때 빼고는 병원에 잘 가지도 않는다. 장 씨는 “예전에 병원비 낼 돈으로 이제는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다”면서 “국민체력100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성인 체력장’ 같다”고 말했다.

국민체력100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제공하는 대국민 운동 복지 서비스다. 11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전국 75곳에 있는 체력인증센터에서 무료로 체력 점검을 받을 수 있다. 체력 점검에 참여하면 나이에 따라 서로 다른 종목으로 건강체력과 운동체력을 측정한 뒤 그 결과에 따라 1∼6등급을 받는다. 예컨대 40대 남성은 12분 동안 2.32km 이상을 뛰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평가 후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라”는 식으로 맞춤형 운동 처방을 받는다. 공단은 이렇게 처방받은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도록 ‘체력증진교실’도 운영 중이다. 체력증진교실에서는 건강운동관리사 등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체력이 좋아졌다면 다시 측정에 참여해 등급을 조정하면 된다.

한국스포츠과학원에 따르면 국민체력100 참여자는 이후 연평균 의료비가 약 40만 원 줄었다. 특히 65세 이상은 1등급을 받고 나면 병원비를 56만 원 이상 절약할 수 있었다. 3등급만 받아도 4등급 이하인 참가자보다 발병 확률이 뇌졸중은 38%, 암은 23%, 고혈압은 20%가량 줄었다. 박세정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은 “체력 인증과 맞춤형 운동 처방은 단순한 신체 평가를 넘어 국민의 건강 증진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은 2012년 부산, 광주, 경기 광명시, 강원 원주시 등 4개 도시에서 처음 시작했다. 첫해 1만2216명이던 참가자는 지난해 172만226명으로 140배 넘게 늘었다. 체력인증센터 예약은 인터넷 홈페이지(nfa.kspo.or.kr)를 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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