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의 라민 야말이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구단과 재계약을 체결한 후 본인의 이름이 적힌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바르사)에서 뛰고 있던 2007년 9월 바르셀로나 지역 주민과 함께 달력에 실을 사진을 찍는 행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에서 메시는 두 달 전 태어난 한 아기의 몸을 씻겼다. 당시 역대 바르사 선수의 스페인 라리가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우는 등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메시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던 아기는 서로를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이 아기의 이름은 바르사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라민 야말(18·스페인)이었다.
야말은 17일 바르사와 2031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면서 과거 메시가 이 팀에서 사용했던 등번호 ‘10번’을 받았다. 지난 시즌 야말의 등번호는 19번이었다. 바르사에서 10번은 에이스가 사용하는 상징적 번호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를 비롯해 ‘특급 골게터’ 호마리우(59),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53), ‘외계인’ 호나우지뉴(45) 등이 바르사에서 뛸 때 10번을 사용했다.
바르사는 이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야말은 41번을 달고 1군에 데뷔했다. 이후 27번을 달고 한 층더 성장했고, 19번으로 팀 내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면서 “이제 야말은 10번을 달고 자신의 가치를 더 높여나갈 것”라고 전했다. 2004년 30번의 등번호를 달고 바르사에서 데뷔한 메시는 이듬해 19번을 받았다. 그는 2008년부터 10번을 사용했다. 2023년 바르사에서 데뷔한 야말은 메시보다 빠른 2년 만에 10번을 달게 됐다.
야말은 바르사에서 데뷔한 이후 절묘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킥을 바탕으로 팀 공격을 이끌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15세 290일의 나이로 역대 바르사 선수 중 라리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쓴 야말은 라리가 최연소 득점과 도움, 최연소 멀티 골 기록 등을 새로 쓰며 ‘기록 제조기’로 떠올랐다. 야말은 2023~2024시즌 바르사에서 7골 7도움(50경기)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18골 21도움(55경기)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선 대회 최연소 출전과 득점, 도움 기록을 쓰며 스페인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의 새 주인이 된 라민 야말. 사진출처 바르셀로나 인스타그램
바르사는 “대부분의 축구 선수는 18세부터 1군 커리어를 시작하지만, 같은 나이의 야말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르사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맹활약 중인 야말은 몸값(예상 이적료)도 치솟고 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크트’에 따르면 2023년 2500만 유로(약 404억 원)였던 야말의 몸값은 현재 2억 유로(약 3234억 원)까지 상승했다. 주안 라포르타 바르사 회장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야말을 영입하고 싶어 하는 팀이 이적료로 2억 유로를 제시했지만 거절했다”면서 “우리는 야말의 미래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야말은 조만간 바르사 팀 동료들과 함께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바르사는 이달 31일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FC 서울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전을 치르고, 다음 달 4일엔 대구스타디움에서 K리그1 대구와 친선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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