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20년차에 첫 우승컵… 지소연 “소연아, 고생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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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최종전 PK 결승골
20년만에 여자축구 ‘정상’ 견인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지소연이 16일 열린 대만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 3차전 후반 25분에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지소연이 16일 열린 대만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 3차전 후반 25분에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국가대표 생활 20년 차에 진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계속 버텨온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34·시애틀 레인)은 16일 끝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에서 한국을 2005년 초대 대회 이후 20년 만에 정상으로 이끈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국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대회 최종 3차전에서 후반 25분 지소연이, 40분 장슬기(31·경주한수원)가 잇따라 득점해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같은 장소에서 먼저 맞대결을 펼쳐 0-0으로 비긴 일본, 중국과 1승 2무(승점 5)로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승점이 같은 팀끼리의 상대 전적-골 득실-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리는 대회 규정에 따라 1위가 됐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서로 간의 대결을 모두 무승부로 마쳤는데, 3골을 넣은 한국이 다득점에서 앞섰다. 한국은 중국, 일본과 각각 2-2, 1-1로 비겼다. 중국은 2위, 일본은 3위가 됐고, 3전 전패를 한 대만은 최하위(4위)에 자리했다.

지소연은 과거 첼시(잉글랜드), 고베 아이낙(일본) 등 클럽팀 소속으로 여러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2006년 15세의 나이로 데뷔전을 치른 국가대표팀에선 A매치 169경기(74골)를 뛰면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북한, 일본 등 여자 축구 강자들의 벽에 막혀 동아시아 대회에서도 번번이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지소연은 대학생이던 2009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이 대회는 A매치로 기록되지 않는다.

이날 한국은 최약체로 꼽히는 대만을 꺾기만 하면 우승하는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상대의 끈끈한 수비에 막혀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지소연은 “선수들이 들뜬 분위기로 전반전을 치렀다. 그래서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이대로 가면 우승할 수 없다. 정신 차려’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후반전에 부담감이 큰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원래는 (페널티킥을) 안 차고 싶었다. 그런데 (페널티킥에) 자신이 있는 사람 나와 보라고 하니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아 내가 찼다”고 말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신상우 감독(49) 부임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신 감독은 “소집 첫날부터 선수들의 눈빛이 (과거와는) 달랐고, 고참 선수들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런 고참 선수들을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줘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두 골을 넣은 장슬기는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한국 여자 축구#지소연#동아시안컵#우승#수원월드컵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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