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챙겨주는 PT ‘국민체력100’… “돈 안들고 몸도 건강 일석이조예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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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전 국민 대상 체력관리시스템
‘측정→처방→실천→재평가’ 선순환
“美 체력관리 관계자도 ‘선진적’ 평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체력인증센터에서는 무료 체력 측정 및 맞춤 운동 처방 등이 이뤄진다. 사진은 광주 체력인증센터 체력증진교실에서 참여자들이 근력 강화 방법을 배우는 모습.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체력인증센터에서는 무료 체력 측정 및 맞춤 운동 처방 등이 이뤄진다. 사진은 광주 체력인증센터 체력증진교실에서 참여자들이 근력 강화 방법을 배우는 모습.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돈도 안 들고 몸도 건강해지고 일석이조예요. 운동하는 법을 잘 배울 기회가 없는 노인들에겐 국가가 시켜주는 퍼스널 트레이닝(PT)인 셈이죠.”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진명우 씨(81)는 요즘 하루하루가 새롭다. 병원을 전전하던 예전과 달리 석촌호수 한 바퀴(2.5km)를 내리 돌고도 지치지 않는다.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일어난 변화다. 그는 2023년 5월 친구의 권유로 체력인증센터를 처음 찾았다. 왼쪽 무릎 통증이 심하던 진 씨에게 센터는 걷기 중심의 운동을 권했다. 몽촌토성 언덕 오르기, 계단 오르기 등 실전형 트레이닝이었다. 8주 동안 꾸준히 따라 한 결과 그는 체력인증 등급을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진 씨는 올해 3월 다시 센터를 찾았다. 집안일을 하면서 어깨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브리지, 스쾃 같은 맨몸 운동과 폼롤러 등 소도구를 활용해 운동하는 법을 배웠다. 이번에도 어깨 통증이 사라지고 허리 근육이 단단해지는 것을 체감했다. 진 씨는 “교육 기간이 끝난 뒤엔 아령을 사서 집에서도 계속 하고 있다”며 “병원에서는 돈 내고도 이런 걸 못 배웠다”고 말했다.

국민체력100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2012년 시작한 대국민 체력관리 사업이다. 전국 75개 체력인증센터에서 무료로 체력 측정, 맞춤 운동 처방, 체력증진교실 운영까지 지원한다. 단순히 운동 기회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참여자에게 맞는 정확한 자세와 효과적인 운동법까지 알려준다.

이렇게 국가가 체계적으로 국민들의 체력을 관리해주는 모델은 해외에서도 찾기 어렵다. 미국은 쿠퍼연구소가 개발한 체력 평가 프로그램 ‘피트니스그램(Fitnessgram)’을 50개 주에서 도입하고 있지만 청소년만 참가 대상이다. 체력 평가를 받은 후 운동도 개인 몫이다. 일본은 ‘건강 일본 21’이라는 정책 아래 나이에 맞는 하루 걸음 수를 제시하며 신체 활동을 유도한다. 하지만 무료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 시스템은 없다.

반면 국민체력100은 ‘측정→처방→실천→재평가’로 순환하는 구조다. 체력 인증 이후 체력증진교실에서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고 일정 기간 후 재측정으로 등급을 갱신하며 성과를 추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단은 국민체력100을 비롯해 스포츠 활동에 참가한 이들에게 스포츠 시설 등록 및 용품 구매, 병원, 약국 이용 때 혜택을 주는 ‘튼튼머니’ 사업도 진행 중이다.

박세정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은 “국민체력100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미국의 피트니스그램 관계자로부터도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센터를 추가하는 한편 암 생존자와 치매환자 등 건강소외계층에 대한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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