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에서 정상…최종전 결승골 등 맹활약
“내년 아시안컵 앞두고 자신감 얻었다…보완도 필요”
여자 축구대표팀 지소연. /뉴스1
태극 마크를 달고 2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여자 축구 간판 지소연(시애틀 레인)은 감동의 여운이 이 여전히 감동을 잃지 않았다. 더불어 동아시안컵 결과가 오는 3월 펼쳐질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마무리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일본, 중국 등 세계 정상급 팀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5년 초대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우승이다.
지난 2006년 A대표팀에 데뷔한 지소연이 태극마크를 달고 차지한 첫 우승컵이기도 하다. 지소연은 그동안 일본, 잉글랜드, 미국 등 여자 축구 강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여러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생애 첫 우승 후 국내에서 치료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소연은 뉴스1과 통화에서 “대표팀 생활이 20년째인데,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홈에서 정상에 올라 더 감격스러웠다”면서 “20년 동안 묵묵히 잘 견뎌온 보상을 받은 느낌이었다. 스스로에게 고생했고, 고생했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지소연은 우승을 위해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던 대만과의 최종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5분 강채림이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득점을 올렸다. 이골은 한국의 우승을 결정짓는 결승골이 됐다.
여자축구대표팀 지소연. /뉴스1
대표팀 생활만 20년 한 지소연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부담이 따랐다. 지소연은 “사실 페널티킥을 차고 싶지 않았다. 0-0인 상황에서 골로 성공시키지 못하면 우승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부담이 컸다”면서 “누구도 나서지 않자 (김)혜리가 나한테 차라고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슈팅 방향을 못 정했는데, 다행히 골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우승은 쉽지 않았다. 첫 경기 중국전에서는 1-2로 끌려가던 경기에서 후반 막판 지소연의 동점 원더골로 비겼다. 일본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0-1에서 신예 정다빈의 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추격하는 힘을 보여주면서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소연은 “중국과 경기를 치르면서 한국팀 전력이 많이 올라왔다는 것을 느꼈다. 이전에는 무기력하게 지고, 우리의 플레이를 못 하고 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뒤지고 있던 경기를 따라가는 힘이 생겼다. 이런 경험들 덕에 어린 선수들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더 생겼다”고 했다.
동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신상우호는 내년 3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준비한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신상우 감독 부임 후 10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따냈을 뿐만 아니라 수비적이었던 한국의 색깔을 공격적이고 능동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대표팀에서 여러 지도자를 경험한 지소연은 “선수들이 재미있게 경기를 준비하고, 임하고 있다. 또한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즉시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모두가 강한 동기부여를 갖고 임하고 있다”면서 신상우 감독과 함께 한 10개월을 긍정적으로 피력했다.
한국이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은 많다. 핵심 선수들이 대부분 빠진 일본을 상대로 힘겹게 1-1로 비긴 것도 좀 더 보완해야 할 게 있다는 방증이다.
지소연 역시 “아시안컵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도 핵심 멤버들이 모두 합류할 것이다. 호주와 북한도 참가한다. 모두 세계적인 강팀으로 만만치 않다”면서 “더 많은 베테랑이 합류하고, 어린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에서 기량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우승했지만 부족했던 점은 분명 보완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아시안컵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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