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바르사)의 ‘초신성’ 라민 야말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고 입맞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날씨만 뜨거운 게 아니었다.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선보인 화끈한 골 잔치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불볕더위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페인 명문 구단 FC바르셀로나(바르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안방팀 서울을 7-3으로 꺾었다.
바르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5차례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가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던 2010년 이후 1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바르사는 이날 ‘제2의 메시’로 불리는 라민 야말(18), ‘득점 기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7·폴란드),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하피냐(29) 등 최정예 멤버들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킥오프를 20분을 앞두고 바르셀로나 선발 선수들이 전광판을 통해 소개되자 경기장은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서울은 주장 제시 린가드(33)를 비롯해 윙어 문선민(33), 공격수 조영욱(26), 수비수 김진수(33) 등으로 맞섰다.
FC바르셀로나(바르사)의 ‘득점 기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왼쪽 두 번째)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초반부터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 연결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간 바르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8분 역습 상황에서 야말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오자 골문 앞에 자리 잡았던 레반도프스키가 마무리했다. 전반 14분에는 야말이 수비수를 맞고 흐른 공을 왼발로 골대에 차 넣었다.
바르사는 높은 수비라인을 세워 오프사이드를 유도하면서 서울을 옥죄었다. 답답한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것은 공격수 조영욱이었다. 조영욱은 전반 26분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내준 땅볼 패스를 논스톱으로 골문에 밀어 넣으며 팀에 만회 골을 안겼다. 추격에 나선 서울은 전반 추가시간 골문으로 쇄도하던 수비수 야잔(29·요르단)이 공격수 안데르손(27·브라질)이 찔러준 침투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바르사를 2-2까지 몰아붙였다.
그러나 야말이 곧바로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수비수를 완전히 제쳐내며 본인의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야말은 이날 바르사가 전반에 만든 3골에 모두 기여하며 등번호 10번에 걸맞은 선수임을 완벽하게 입증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선발 11명 전원을 교체한 바르셀로나는 후반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10분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29·덴마크)이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득점한 데 이어 후반 29분 페란 토레스(25), 후반 31분 가비(21)가 연이어 골을 추가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서울도 후반 40분 정한민(24)의 골로 한 걸음 따라잡았으나 기울어진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바르사는 후반 43분 토레스의 추가 골로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가 끝나자, 관중들은 모두 10골에 달하는 골 잔치를 펼친 선수들을 향해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경기장에는 6만2482명에 달하는 팬이 찾았다. 김병훈 씨(28)는 “메시가 활약하던 시절부터 10년 넘게 바르사를 응원해 온 진성 ‘꾸레(Cule·바르사 팬덤)’다. 메시와 야말 유니폼을 둘 다 가지고 있을 정도”라며 “유튜브 하이라이트로나 보던 야말의 플레이를 두 눈으로 직접 보다니 아직도 믿기질 않는다”고 말했다.
창사 30주년 맞아 경기를 공동 주최한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경기를 앞두고 자사 제품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경기 관람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박모 씨(26)는 “당첨되려고 일주일에 치킨을 4마리씩 사 먹느라 지갑이 얇아졌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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