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FC 입단 손흥민 “다시 0에서 시작하지만, 마무리는 레전드가 되는 게 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7일 15시 26분


손흥민이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 입단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새롭게 ‘0’부터 시작하는데 마무리는 ‘레전드’가 되고 싶은 게 나의 꿈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의 유니폼을 입게 된 손흥민(33)은 7일 LA FC의 안방 구장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LA FC는 손흥민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2027년까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정 선수’로 등록하게 된 손흥민은 2028년까지 계약 연장 옵션이 있다. 추가로 2029년 6월까지 연장하는 옵션도 포함돼 있다.

이날 자신의 등번호 ‘7’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은 손흥민은 “이제 ‘풋볼(foogball)’이라고 해야 하나, ‘사커(soccer)’라고 해야 하나”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미국은 축구를 사커(soccer)라고 하지만, 그동안 손흥민이 10년 넘게 그라운드를 누빈 유럽은 축구를 풋볼(football)이라 한다.

손흥민은 “(전 소속팀인 토트넘에서) 프리시즌을 잘 치르고 왔기 때문에 몸 상태에 대해선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면서 “이제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몸 상태도 좋고 다리도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LA FC행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선 “이곳이 나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었으나 시즌을 마치고 존 소링턴 회장과 통화를 하면서 내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존 소링턴 LA FC 회장은 “손흥민은 세계적 아이콘이자, 세계 축구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의 열정과 재능, 인성은 LA FC의 가치와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손흥민은 LA FC 외에도 사우디아비아와 유럽 구단 등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프랑스)의 조언도 마음을 굳히는데 도움이 됐다. 요리스는 2023년 토트넘을 떠나며 손흥민에게 주장 자리를 물려줬다. 둘 사이의 관계는 2020년 에버턴(잉글랜드)과의 리그 경기 이후 수비 가담 문제로 라커룸에서 신경전을 벌인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손흥민은 이날 “요리스가 다시 제 캡틴이 됐다. 그에 대해 좋게 말해야 한다. 안 그러면 저를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미국 내 가장 많은 한인 인구가 거주하는 LA의 특성이 LA FC를 선택한 요인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LA는 한국인이 많고 커뮤니티가 큰 것으로 안다.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과 LA FC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미국 투어 일정 중 LA 코리아타운을 깜짝 방문해 팬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LA FC의 멕시코계 서포터와 토트넘의 LA 공식 팬클럽 ‘LA Spurs’가 함께 기획한 비밀 이벤트였다.

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0으로 독일을 꺾어 멕시코의 16강 진출을 도왔는데 당시 쐐기골을 기록한 손흥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손흥민 역시 이때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2018년에도 우리는 이미 인연이 있었다. 7년이 지난 지금 내가 LA로 돌아와 선수로 합류할 줄 누가 알았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캐런 배스 LA 시장, 김영환 주대한민국 총영사 등 주요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글로벌 축구 스타로써 손흥민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단상에 선 배스 LA 시장은 “소니(손흥민의 애칭)가 ‘엔젤리노’(LA 시민을 일컫는 별칭)가 됐음을 공표하겠다”라고 말하며 액자로 특별 제작한 시민증을 전달했다.

#손흥민#LA FC#토트넘#LA 한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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