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LG 선두타자 김현수가 안타를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 2025.08.08 뉴시스
프로야구 LG 트윈스 베테랑 타자 김현수가 개인 통산 2500안타 고지를 밟았다. 기록과 달성과 동시에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안타를 쳐내며 팀의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탰다.
김현수는 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김현수는 득점이 간절했던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을 때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다섯 번째 타석을 소화한 김현수는 한화 마무리 김서현과의 8구째 승부 끝에 시속 141㎞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 2루타를 작렬했다.
김현수의 안타로 공격의 포문을 연 LG는 후속 오지환의 2루타와 박동원의 고의 4구로 1사 만루 득점 찬스를 일궜고, 대타 천성호가 끝내기 적시타를 폭발하며 2-1 승리를 확정했다.
LG는 전날(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승리해 한화를 꺾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지만, 격차는 단 1게임에 불과했기에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그리고 LG는 이날 김현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선두 수성은 물론, 한화와의 격차를 2게임차로 벌렸다.
이날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현수는 마지막 공격 상황에 대해 “요즘 김서현이 볼이 많다고 해서 공을 좀 보려고 했는데, (볼이) 많이 없어서 공격적으로 쳤다. (김서현의) 체인지업이 정말 좋았는데, 내가 계속 공을 보고 파울도 많이 만들다 보니 그중 하나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활약으로 LG는 선두 굳히기에 돌입했으나, 김현수는 기쁨보단 침착함을 유지했다.
김현수는 “게임 전에도 (박)해민이한테 얘기했지만, 오늘만 중요한 게 아니다. 아직 경기 수가 많이 남았다”며 “앞으로도 남은 경기만 보고 갈 거고, 앞으로도 모든 선수들이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하던 대로만 하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현수는 이날 자신이 친 마지막 안타로 KBO리그 통산 2500안타 이정표를 세웠다. 손아섭(한화·2584안타), 최형우(KIA 타이거즈·2552안타), 박용택(은퇴·2504안타)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본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현수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2496안타를 기록 중이라 밝혔으나, 지난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6회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기록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이의신청 끝에 이날 경기 직전 안타로 인정됐다.
이에 따라 김현수는 이날 3안타 경기를 펼침과 동시에 2500안타 대기록도 달성할 수 있었다.
김현수는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2500안타를 달성한 지) 몰랐다. 타석에 들어갈 땐 2499안타까지 쳤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며 “그냥 살아만 나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록 달성이) 사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그냥 빨리 이뤘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지, 오늘 이룰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기록보다는 오늘 이긴 게 너무 만족스럽다”고 해맑게 웃었다. 2006년에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이듬해부터 차츰 1군 무대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김현수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꼽힌다.
그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미국에서 뛴 2016~2017년을 제외하고 매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쳐냈다.
더불어 그는 지난달 30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시즌 100번째 안타를 날려 양준혁(은퇴), 박한이(은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16시즌 연속 100안타를 달성하기까지 했다.
이제까지 세운 기록에 대해 그는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모든 감독님들께 감사하다. 홈에서 기록을 세우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어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동시에 김현수는 “공교롭게도 저를 키워주신 김경문 감독님 앞에서 2500안타를 달성하게 됐는데, 김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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