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으로… 빅리그에 나를 보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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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
지난 시즌 타율 0.340로 기량 만개… 올시즌 벌써 20홈런-20도루 달성
초반 부진하다 5월이후 0.332 부활… “지난해 성적 운이었다 의심했지만
스스로 루틴 지킨 덕에 반등 성공… 빅리그, 인생 단 한번 기회라 노크”

송성문. 키움 제공
송성문. 키움 제공
“믿을 구석은 역시 ‘성문종합야구’뿐이다.”

프로야구 키움 팬들은 올 시즌 내야수 송성문(29)의 활약상에 대해 이렇게 평하곤 한다. 유명 영어 교재 저자와 한자 이름까지 똑같은 송성문(宋成文)은 18일 현재 타율(0.302), 홈런(20개), 타점(66개), 도루(20개)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날까지 리그 전체에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선수도 송성문뿐이다. 송성문은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역시 전체 야수 중 1위(6.22)다.

서울 장충고를 졸업하고 2015년 키움에 입단한 송성문은 2023년까지 538경기에 나와 통산 타율 0.256, 35홈런, 260타점, 5도루를 남긴 ‘그저 그런 선수’였다. 야구 실력보다 2019년 한국시리즈 때 상대 팀 두산 선수단을 향해 ‘막말’을 했다고 비판받아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던 일이 더 유명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타율 0.340, 19홈런, 21도루, 104타점을 올리면서 ‘알을 깨고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필 38홈38홈런-40도루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도영(22·KIA)과 포지션이 겹치는 바람에 3루수 골든글러브를 놓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 송성문은 시즌 후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때는 한국 대표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송성문은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걸 보면서 2023년 어느 날 ‘서른이 코앞인데 이렇게 살다가는 경기에 더 이상 못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예전 타격 코치였던 허문회 (전 롯데) 감독님을 찾아가 강습도 받고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하면서 ‘벌크업’을 한 덕에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성문이 올해 4월까지 타율 0.221(122타수 27안타)에 그치자 ‘지난해 반짝했을 뿐’이라는 평가가 고개를 들었다. 팀도 이 기간 11승 22패(승률 0.333)에 그치며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송성문은 “작년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올해 김혜성(26·LA다저스)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며 팀 전력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개인 성적까지 좋지 않아 부담감이 배로 컸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장을 맡았는데 팀이 지면 나 때문인 것 같아 마음고생도 컸다”고 말했다.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송성문은 5월 이후 타율 0.332, 15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 기간 OPS(출루율+장타율)는 0.953에 달한다. ‘양신’ 양준혁(56·은퇴)의 통산 OPS가 0.950이다. 송성문은 “스스로도 ‘지난해 성적이 운이었나?’ 하고 잠시 의심했었다”면서 “흔들리지 않고 하던 대로 루틴을 지킨덕에 반등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송성문은 원래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키움 구단은 3일 비(非)FA 야수 역대 최고액인 120억 원에 6년 계약을 맺으면서 송성문을 눌러앉혔다. 다만 송성문이 올 시즌 후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MLB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 계약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송성문은 “올 초만 해도 MLB는 엄두도 안 냈는데 (팀 선배) 김하성(30·탬파베이) 형이 전화해서 ‘굳이 도전 기회까지 포기할 필요가 있냐’고 하더라”면서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라 생각하고 (포스팅을) 신청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앞서 20-20클럽에 가입한 키움 선수로는 강정호(38·은퇴)와 박병호(39·현 삼성·이상 2012년), 김하성(2016년, 2020년)이 있는데 세 선수 모두 MLB진출에 성공했다.

#송성문#키움히어로즈#20-20클럽#프로야구#MLB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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