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마이애미 챔피언십 열려
2016년 대선때 PGA와 갈등, 장소 옮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10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가 열린다.
미국 USA투데이와 AFP통신 등은 “PGA투어가 2026년 시즌 일정을 발표하면서 내년 4월 30일부터 개최되는 마이애미 챔피언십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이애미 챔피언십은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80억 원) 규모의 PGA투어 9개 시그니처 대회(특급 대회) 중 하나다.
트럼프 내셔널 도럴은 1962년부터 2016년까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 등 PGA투어 대회를 개최한 명문 코스다. 하지만 대회 후원사였던 캐딜락이 2016년을 끝으로 철수하면서 더 이상 PGA투어 대회를 유치하지 못했다. AFP통신은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의 이민자 추방 등 차별성 발언을 두고 PGA투어 측과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이 대회는 멕시코로 장소를 옮겼다. 당시 트럼프는 “마이애미와 미국, 그리고 골프라는 종목에 무척 슬픈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대신 이곳에서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후원을 받는 LIV골프 대회가 열렸다.
2022년에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2021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진 후 다른 곳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트럼프가 올해 다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양측 모두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다. 브라이언 롤랩 PGA투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루 몬스터’라는 상징적인 코스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내셔널 도럴의 챔피언십 코스인 ‘블루 몬스터’ 코스는 대형 벙커와 워터 해저드, 강한 바람 등이 어우러져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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