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루키 김영우 가파른 성장… ‘필승조’의 마지막 퍼즐 맞춰
유영찬, 6월 부상 복귀뒤 16세이브
가을야구 무대 마무리 투수 떠올라
둘 다 평균자책점 2.22 판박이
LG 신인 투수 김영우는 20일 현재 44와 3분의 2이닝 동안 1승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하며 팀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LG 제공
프로야구 선두 LG가 ‘루키’ 김영우(20)의 등장으로 단단해진 불펜진을 앞세워 2년 만의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기존 구원 투수들이 흔들리던 시점에 김영우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후반기 레이스의 동력을 얻고 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올해 LG 유니폼을 입은 신인 투수 김영우는 20일까지 44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1승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 중이다. LG 구원진 가운데 김영우보다 투구 이닝이 많은 투수는 60이닝을 소화한 팀 내 ‘최고참’ 김진성(40)뿐이다. 김영우는 평균 시속 152.8km의 패스트볼과 함께 지난달 25일 이후 매 경기 사용하고 있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7월 한 달 동안 무실점, 8월 들어서도 평균자책점 1.80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우가 없었다면 LG는 ‘필승조’를 꾸리는 것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지강(26)은 16일까지 11.25의 월간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다가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겨울 4년 52억 원에 LG 유니폼을 입은 장현식(30)도 월간 평균자책점 13.50으로 무너졌고, 왼손 불펜 투수 함덕주(30)도 같은 기간 2패, 평균자책점 6.75로 흔들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19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불펜이 지금 제일 큰 숙제인데 (김)영우라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있어 좀 위안이 된다”며 “현재로서는 유영찬(28), 김진성, 김영우를 제가 가진 첫 번째 카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우는 19일 경기에선 3-0으로 앞선 8회초 등판해 삼자 범퇴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음 날에도 4-3으로 1점 차 살얼음 리드를 잡고 있던 8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이틀 연속 홀드를 올렸다. 김영우는 “내 이름이 ‘비칠 영(映)’에, ‘도울 우(佑)’다. 내 이름처럼 팀 승리를 도와 빛나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며 “야구 외적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6월부터 팀에 합류한 LG 유영찬은 20일 현재 28과 3분의 1이닝 동안 16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LG 제공LG 뒷문은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든든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6월 1일 잠실 삼성전을 통해 복귀한 유영찬은 현재까지 27경기에 나와 28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6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30이닝을 채우지 못한 투수 중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건 유영찬이 유일하다. 공교롭게도 유영찬은 김영우와 똑같은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하고 있다.
유영찬은 지난달 평균자책점 4.09로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현재까지 8경기에서 8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으며 6세이브를 올렸다. 유영찬은 20일 경기 후 “팀에 늦게 합류한 만큼 더 보탬이 되고 싶다. 초반부터 힘썼던 선수들을 대신해 뭐라도 더 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LG가 2023년 29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설 수 있었던 핵심 동력도 불펜이었다. KT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2-3으로 패한 LG는 2차전 선발투수로 최원태(28·삼성)를 내세웠다. 하지만 최원태가 3분의 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이정용(29), 정우영(26)부터 마무리 고우석(27·디트로이트)까지 7명의 불펜 투수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고, 박동원(35)의 결승 2점 홈런이 터지며 5-4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이후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당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개 팀 중 LG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이 3.75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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