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은퇴 투어’ 오승환 “선수 시절 기억 스쳐지나가 울컥했다”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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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28일 두산전서 은퇴 투어 시작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시작에 앞서 열린 오승환 은퇴투어 기념행사에서 삼성 오승환이 가족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5.08.28 [서울=뉴시스]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시작에 앞서 열린 오승환 은퇴투어 기념행사에서 삼성 오승환이 가족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5.08.28 [서울=뉴시스]
은퇴 투어 첫 날, 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는 ‘돌부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긴장감이 든 그는 선수 시절 모습을 떠올리며 잠시 ‘울컥’했다.

오승환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 투어 행사를 치렀다.

2025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이달 6일 발표한 오승환은 이날 첫 은퇴 투어 행사에 나섰다.

10개 구단이 합의해 공식 은퇴 투어를 실시하는 것은 오승환이 2017년 이승엽, 2022년 이대호에 이어 3번째다.

은퇴 투어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만 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막상 은퇴 투어가 시작되니 이제 실감이 조금 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은퇴 투어 행사 중 마이크를 잡고 두산 팬들에게 인사하며 잠시 목에 메는 듯 했던 오승환은 “떨려서 그랬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보다 긴장되더라.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며 “이야기를 하면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 울컥했던 것 같기도 하다”고 돌아봤다.

어떤 기억이었냐는 질문에 오승환은 “어떤 한 장면이 떠오른 것이 아니라 선수 생활한 것이 쭉 스쳐지나가더라. 이제 저 마운드에 서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9월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은퇴식을 하는 오승환은 “은퇴식은 분위기가 또 다를 것 같다. 삼성 팬 분들 앞에서 인사하면 그때는 감정이 더 북받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산이 오승환에 건넨 선물은 두산의 2군 구장이 있는 이천에서 공수해 온 달항아리였다. 달항아리에는 ‘끝판대장 그 역사에 마침표를 찍다’는 문구를 새겨넣었다.

오승환은 “선물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특히 문구가 좋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잠실구장에서 추억을 묻자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 특성상 한국시리즈가 잠실에서 많이 열렸다.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을 맛봤던 것이 기억난다. 잠실 마운드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했던 기억이 가장 크게 남아있다”고 전했다.

역대 3번째 은퇴 투어의 주인공이 된 오승환은 “감사한 마음이 첫 번째다. 은퇴 투어라는 것을 머릿 속에 담아놓지는 않았고, 앞서 은퇴 투어를 한 선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로서 은퇴 투어를 하는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불펜 투수의 고충이나 대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불펜 투수인 내가 이런 대우를 받게 됐다”며 “불펜 투수, 마무리 투수에 대한 인식을 많이 높였다고 생각이 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직 제2의 인생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은퇴가 실감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기는 힘들다”면서 “일단 육아에 전념해야 한다”고 농담했다.

이어 그는 “물론 빨리 준비하는 것이 맞지만, 가족들이 지금까지 고생을 많이 했으니 이 시간 만큼은 조금 더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아직 은퇴 이후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고생했다’는 것이다.

오승환은 “기록을 찾아보지는 않지만, 한국과 일본, 미국을 거치며 많은 경기를 했더라. 은퇴 투어가 시작되고 은퇴라는 단어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고생했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은 채 1군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는 오승환은 “마음 편하게 야구를 보고 있다.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하고 있고, 언제 경기에 투입될지 모르지만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본다. 관중의 입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며 야구를 보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오승환은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 무척 집중하고 있다. 이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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