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타율 리그 상위 5% 활약에도 포지 사장 “2026 시즌이 훨씬 좋을 것”
이정후가 29일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뉴시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첫 끝내기안타를 날리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29일 안방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3-3 동점이던 9회말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다니엘 팔렌시아(25)의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날렸다.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리고 있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AP 뉴시스
MLB 30개 팀 중 유일하게 올 시즌 ‘스윕패’가 없었던 컵스는 이날 이정후의 MLB 첫 끝내기 안타로 시즌 첫 싹쓸이패를 당했다.
끝내기 안타 이후 팀 동료들과 추격전을 벌인 이정후는 “평상시에 다른 선수들이 (끝내기를) 쳤을 때 제가 많이 때렸던 기억이 있어서 동료들이 많이 때릴까 봐 도망쳤는데 잡혔다”며 웃었다.
끝내기 안타로 4-3 승리를 확정 지은 뒤 동료들을 피해 달아나던 이정후(가운데)가 드류 길버트(왼쪽), 윌리 애덤스에게 붙잡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뉴시스
지난해 부상으로 MLB 데뷔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던 이정후는 풀타임 첫해인 올해 부침을 겪었다.
4월에는 타율 0.324, 출루율 0.369, 장타율 0.539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하며 시작했지만 6월에는 1할대 타율(0.143)에 출루율 0.277, 장타율 0.274로 고전했다.
하지만 8월 들어 10경기 연속 안타 등 타율 0.315로 다시 본 궤도를 찾았다.
올 시즌 현재 성적은 타율 0.261, 7홈런, 48타점, 10도루다.
버스터 포지 자이언츠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이정후가 올 시즌 시행착오 덕에 더 큰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지 사장은 이날 경기 전 지역 라디오 인터뷰에서 “(6, 7월) 슬럼프를 겪은 뒤 이젠 타석에서 밀어 쳐 직선타구도 만들고 필요할 땐 공도 잘 골라내고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배트 컨트롤이 매우 좋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기 때문에 타석에서 상대 투수를 굉장히 괴롭힐 수 있다”고 했다.
이정후의 끝내기 안타 타격 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인스타그램
이정후는 올 시즌 정타율이 34.4%로 리그 상위 5%에 속한다.
정타율은 자신의 배트 스피드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 타구 속도의 최소 80% 이상을 기록한 스윙으로 계산한다.
타자가 방망이 중심에 타구를 맞히는 ‘고품질 타격’을 할 수 있는 비율이라는 의미로 콘택트의 ‘질’이 리그 상위 5% 안에 드는 타자라는 뜻이다.
‘빅볼’이 지배하는 빅리그에서 이정후는 타구 속도가 95마일(157.8km) 이상인 ‘강한 타구(hard hit)’를 만들어내는 비율은 31.8%로 200위권 밖으로 밀린다.
NBC 스포츠는 “이정후가 힘에서는 밀릴지 모르지만 자신만의 스윙 메커니즘으로 타구가 방망이에 맞는 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능력에서 리그 타자들을 압도한다”고 평했다.
포지 사장은 “최근 이정후의 타격 반등은 매우 고무적”이라면서도 “타격 성적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행착오 덕에 이정후가 2026시즌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빅리그를 진짜 알려면 경험해 봐야 한다. 연속 경기, 미국 전국을 누비는 방문 일정, 육체적, 정신적 피로까지 겪어봐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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